<대구논단> 웃어야 한다는데
<대구논단> 웃어야 한다는데
  • 승인 2009.11.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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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우리가 자주 쓰고 있으나 제대로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는 `웃는 낯에 침 뱉으랴!’, `웃으면 복이 온다.(笑門萬福來)’,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노하면 한 번 늙어진다.(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말은 한 결 같이 우리에게 웃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1분 웃으면 인상이 바뀌고 매일 웃으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링컨은 불행한 젊은 시절을 보내었으나 결코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넉넉한 유머는 마침내 그를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대통령에 오르게 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링컨이 상원의원 선거에 입후보하여 더글러스 후보와 겨루게 되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두 사람이 합동 유세를 하던 날, 더글러스 후보는 링컨의 과거 경력을 문제 삼아 그를 비방하기 시작하였다.

“링컨 후보는 그가 전에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법을 어긴 일이고,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상원의원에 당선된다면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청중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모두들 링컨이 더글러스 후보의 공격에 꼼짝없이 무릎을 꿇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링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링컨은 전혀 당황하거나 흥분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침착하게 답변하였다.

“네, 더글러스 후보가 그 사실을 아는 것을 보니 제가 그 상점을 경영하던 당시 더글러스 후보는 저의 가게에서 술을 가장 많이 사 먹은 최고의 고객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저는 이미 술파는 계산대에서 떠난 지가 오래되었지만 더글러스 후보는 여전히 그 상점의 충실한 고객으로 남아있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링컨이 재치 있게 답변을 하여 더글러스의 공격을 피해가자 더글러스 역시 신속하게 화제를 돌려 다시 공격하였다. “링컨은 말만 그럴 듯하게 하는,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입니다.” 그러자 링컨은 이번에도 당황하지 않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더글러스 후보가 저를 두고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러분께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제가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면, 오늘같이 중요한 날, 왜 제가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이에 유세장은 폭소로 뒤덮였고 청중들은 링컨에게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링컨의 부인 메리 토드는 다소 충동적이고 신경질이 많은 편이었다고 한다. 링컨이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아내 토드가 평소대로 생선가게 주인에게 신경질을 부렸을 때였다. 생선가게 주인이 남편인 링컨에게 항의를 하자 링컨은 가게 주인의 손을 잡고 조용히 부탁하였다.

“나는 15년 동안 참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주인양반께서는 15분 동안이니, 잠시만 좀 참아주십시오.” 하루는 링컨의 어린 두 아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이웃집 부인이 무슨 일이냐며 달려와서 물을 정도였다.

그러자 링컨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인류에게 보편적인 분배 문제가 발생했을 뿐입니다. 도넛 세 개가 생겼는데 서로 자기가 두 개를 먹겠다고 야단이지 뭡니까. 제가 하나를 먹어 치우면 문제는 간단하니까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링컨의 이러한 여유 있는 태도는 그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 주었을 것이다. 그저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 모두가 깊이 본받아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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