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의 큰 가치
작은 것의 큰 가치
  • 승인 2017.02.06 12: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선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 아동문학과 강사
대학 수시 합격자는 발표됐지만 정시 합격자 발표는 면접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

대학 입학 면접시험이든, 사원 면접시험이든 합격자, 불합격자를 가리게 된다. 내 삶의 방향에 어마어마한 기로의 순간이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순간에 어떤 잣대가 나를 합격자가 되게도 하고 불합격자가 되게도 할까?

1961년에 세계 최초로 달 탐험 우주비행사 면접을 보았다. (구) 소련에 보스토크 1호가 우주 비행을 하려 할 때 수많은 지원자 중에 20명을 선정했다.

여기서 최종 한 명을 선정해야 할 때였다. 모두 신발을 신고 탔는데 27세 ‘유리 가가린’만 신발을 벗고 비행선에 탔다.

이것을 본 비행설계사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우주비행선을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에 감동해 최종합격자로 뽑았다. 우주비행선을 귀히 여기는 그 마음이 신발 벗는 작은 경건함으로 나타났고 그 작은 행동이 큰 영광을 안겨준 예이다.

문득, 스위스 작가 제르마노 쥘로가 쓴 『작은 새』 그림책 생각이 난다.

첫 장을 넘기면 운전사가 트럭 문을 여는 그림이 나온다.

큰 새들이 하늘로 날아간다. 그 다음 장을 넘긴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가지 않고 있다. 운전사는 작은 새에게 뭐라고 이야기한다. 날아가라고 손짓하는 그림도 보인다. 새는 움직이지 않는다.

운전사는 작은 새가 날아갈 때까지 기다려준다. 빵을 나눠주고 나는 법까지 가르쳐주려고 노력한다.

그제서야 작은 새는 하늘 높이 날아간다. 그 밑에 이런 글씨가 쓰여 있다.

“작은 것들은 발견되기 위해 태어났다.”

작은 것을 대하는 경건한 자세를 참으로 아름답게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우주비행선을 대하든, 작은 새를 대하든, 상대를 귀히 여기는 그 마음은 감동을 준다. 그것이 물질이든, 작은 생명이든…

사업에서도 그렇다. 인디텍스사 ‘아만시오 오르데가’ 사장은 패션으로 자수성가해서 세계 2위의 부자가 되었다.

“단추 구멍의 지름을 0.1cm 늘리면 단추 끼우기가 훨씬 편해질 거요. 옷깃은 조금 덜 세우는 것이 좋겠고 색감도 다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소.”

이렇게 작은 것에까지 신경을 쓰는 ‘아만시오 오르데가’ 사장을 직원들이 존경하는 이유도 그가 일에 대해 소소하게 잘 알고 이끌어주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보듬어주는 일은 기본이었다.

사장으로서 이렇게 작은 것들까지도 챙기게 된다면 소비자들도 감동한다.

미국 브랜드인데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와 장사하고 있는 ‘맥도날드’를 보자.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고, 제퍼슨은 거기에 미국을 건국했으며, 레이 크록은 미국을 맥도날드화 했다.”는 평을 받은 레이 크록은 타임지에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에도 선정됐다. 그가 내건 맥도날드 작업 매뉴얼을 보면 이렇다.

「 빵 두께 : 아래 위로 17mm · 고기와 야채 내용물 : 각 10mm(보통 사람이 입을 벌렸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최적의 크기)· 주문 카운터 높이 : 72cm(고객이 지갑을 꺼내서 계산할 때 보편적으로 가장 편안한 높이)」

우리나라 돈이 외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배 아픈 일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가 없어 헬조선이라 좌절하는 요즈음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가 야밤에 경쟁업체의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정보를 캐내고 결국엔 햄버거 대학을 설립하고 세계에 맥도날드를 팔게 된 그의 정신력만은 우리가 외면할 수 없다.

작은 것에도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을 일자리 창출에도 대입해보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