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일상 모든 걸 잃은 한 남자, 그가 마주한 충격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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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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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라이더’ 리뷰
믿고보는 배우 이병헌과
좋은 시나리오 ‘성공적 만남’
대사 없이 절제된 신 백미
큰 울림 주는 감성 영화
싱글라이더
싱글라이더 포스터.
영화 ‘싱글라이더’는 배우 이병헌의 감성드라마 복귀작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대사 없이 연기만으로 완성하는 절제된 신이 이 영화의 백미다.

신인감독 겸 각본가 이주영의 장편 영화계 데뷔작으로 완성도 높은 각본이 좋은 배우를 만나 빛을 발한 것 같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병헌의 말이 매스컴을 타면서 더욱 이목을 끌기도 했다.

남주인공인 ‘강재훈’(이병헌)은 증권사 지점장이자 가족을 호주에 둔 ‘기러기 아빠’다.

엘리트 금융맨으로서의 출세 가도를 달리던 그였지만, 회사가 대형 부실채권 사건에 휘말리면서 재산과 명예를 한순간에 잃고 만다. 친척들, 주변 지인들까지 설득해 위험채권을 팔았던 터라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가족뿐이다.

강재훈은 가정에서는 가부장적이고 냉철한 남편과 아버지였다. 가족에게서 위안을 구해야 할 때조차 아픈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아내와의 전화도 화를 내고 끊는다. 그러다 다시 용기를 내 아내와 어린 아들이 있는 호주 시드니행 비행기 표를 끊는다.

아내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호주에 2년째 거주 중인 동안 그는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는지 손등에 적은 주소로 어렵사리 아내의 집을 찾아간다.

반다이 해변 근처 작은 마을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아내의 낯선 모습을 본 ‘재훈’은 아내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공항에서 우연히 눈에 띈 워킹홀리데이 학생 ‘유진아’(안소희)와의 신비로운 인연도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아내의 주변을 맴돌며 나날을 보내던 재훈은 종국에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싱글라이더를 두고 이주영 감독은 CF 연출가이던 시절 기러기 아빠인 사내 동료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현 세태가 무척 불쌍하게 느껴졌다”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같이 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것은 싱글라이더 초반부를 감상하면서 문득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2005)이 겹쳐 보여 반가웠다.

후자는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이병헌이 ‘인생작’으로 꼽았던 김지운 감독의 액션 드라마 누아르다. ‘달콤한 인생’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선문답이 흑백 처리된 버드나무와 함께 영화의 도입과 엔딩을 장식한다. 싱글라이더 역시 고은 시인의 ‘순간의 꽃’이 서두와 말미에 인용되면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 ‘달콤한 인생’의 주요 장면 중 이병헌이 홀로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모습과 유리창에 비친 야경 넘어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모습이 나온다. 싱글 라이더에서는 혼자 초밥 도시락을 먹고 유리창에 비친 호주의 풍경 넘어 자신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두 영화를 아울러 똑같이 검은 구두 정장 차림인데도 대사 없이 오직 걸음걸이와 먹는 모습만으로도 조직폭력배 간부와 엘리트 금융맨을 전혀 다르게 연기해냈다.

기러기 가정을 둘러싼 특수한 상황이 소재여서 관객에 따라 공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영화 초반 기러기 부부의 감정선과 맞물린다면 영화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다. 믿고 보는 이병헌의 감성드라마 연기이기 때문이다. 2월 22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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