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영화 `로스트 엠파이어’를 보고
<대구논단>영화 `로스트 엠파이어’를 보고
  • 승인 2009.11.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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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 교수)

지난주에 대구보건대학 인당아트홀에서 전국 개봉을 앞둔 76분 분량의 역사·인물 다큐멘터리 영화 `로스트 엠파이어(Lost Empire)’ 시사회가 열렸다.

그동안 많은 영화를 보아왔지만 이런 영화는 처음이었다. 여태껏 재미있다고 소문난 영화를 주로 봤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큐영화가 다 그렇듯 이 영화 또한 재미는 없었다. 그것도 내가 본 영화 중 가장 재미없는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후 잔잔한 감동으로 가슴이 찡해오면서 일본에 대한 울분과 강한 거부감이 교차되어 밀려왔다.

또 이 영화는 최대 규모의 국장을 재현한 CG그래픽 영상도 특이했지만 배경음악이 참 좋았다. 국내최초로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연주한 끌 로드 최의 음악이 OST로 만들어졌고, 팝페라 가수 임태경이 테마곡을 불렀다.

영화 `로스트 엠파이어’는 한국사를 바로 알고 우리 영토를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누구도 다루지 않은 우리 역사와 우리 땅에 대한 이야기로, 스스로 과거를 모르고 또 부정하는 우리 자신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명성황후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껏 민비로 불리던 명성황후! 그가 일본의 암살단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코드명 여우사냥은 당시 명성황후 암살을 의미하는 암호였다.

일국의 국모를 다른 나라 사람이 살해한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최근 암살범들의 후손들이 와서 사죄를 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어 이슈가 된 적이 있었고 일본 아사히 방송에서도 이것이 방송되어 일본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단순히 비극의 주인공으로만 다루어져 오던 명성황후의 죽음은 이상하게도 의문에 싸여 있었고 장례식은 2년이나 지나서 치러졌다. 이 영화는 명성황후의 죽음 이후를 다룬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새로운 역사의 비밀을 산증인이 진술하고 있다.

명성황후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 사람, 제국 연구가, 역사 탐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료들이 담겨 있었다. 지금껏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에 등장하여 감상적으로 평가되었던 명성황후가 이 영화를 통해 `민비’가 아닌 `황후’로 거듭난다. 민비라는 호칭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 지어서 퍼뜨린 호칭이다.

일국의 왕후를 비로 비하시켜서 황후로 추존된 뒤에도 결코 제국을 인정하지 않고 침략야욕을 펼친 것이다. 지금도 일본에서 출판된 한국역사서에는 조선이 이씨 조선으로, 대원군 정권, 민씨 정권 등으로 서술되고 있어 아직도 일본의 우리역사 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제국설립 112주년, 10월은 대한제국이 선포되었고, 11월은 사상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명성황후 국장을 거행한 달이다. 또한 올해는 대한제국군인 안중근 장군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내년은 한일강제합병 100주년이다.

명성황후 시해 주범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자 일본은 한국의 황제를 쫓아내고 군대도 해산시키고 나라를 통째로 삼켰다. 안중근 장군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일이 10월 26일이다. 이날에 맞춰 서울에서는 안중근 장군의 저격과 그 이후의 삶을 소재로 만든 `영웅’이라는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 져 호평을 얻고 있다. 또 11월 21일은 명성황후의 국장일이다.

이 날에 맞추어 개관 1주년을 맞은 대구보건대학 인당아트홀에서 명성황후 죽음 이후의 비밀과 대한제국 비사를 다루며, 서울에 남아있는 왜곡 은폐된 제국의 흔적들을 찾아 여러 가지 새로운 비밀들을 밝힌 영화`로스트 엠파이어’시사회를 개최해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왜곡된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평가를 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역사는 과거의 현실이었다. 지금 성장하는 세대들은 식민지시대나 한국전쟁 같은 힘들었던 시기를 겪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수모와 참담함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국가나 주권의 소중함을 인식하기 어려울 수 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좋은 책, 좋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역사와 민족에 대한 의식을 키우는 것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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