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볕에 고개를 돌리는 청년 파산
화사한 봄볕에 고개를 돌리는 청년 파산
  • 승인 2017.03.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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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인생의 가장 황금기인 청년들이 2017년 봄볕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을 끌어주기 보단 제 살길에 바빠서 힘들고 청년들은 사회생활의 시작조차 하지 못한채 이력서만 바라보는 기업해바라기가 되었다. 기다리다가 씨앗 하나하나 빼어 허기를 채우다 급기야는 써야 할 씨앗 한톨 남기지 못한채 화사한 봄 햇살 아래 스스로 파산을 선고하며 화석이 되어간다.

단 한명의 이야기가 아닌 이나라 청춘들의 현주소이다. 힘들게 공부하고 야심찬 사회생활을 꿈꾸었지만 졸업년도를 한해, 두해 지나가면서 실생활이 녹녹치 못함을 알아버렸다. 통계청의 2016년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는 전체 실업자중 20대 실업률이 타 연령대보다 최고 5배에 도달했다. 신출내기 이들은 사회에 대해 잘 모른다. 지금까지 하라는대로 공부했고 취업을 하기 위해 외국어, 컴퓨터, 하다 못해 스피치 학원까지 등록하여 스펙을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밀리기만 하는 현실에 더 이상의 시도를 멈추어 버린 것이다.

구직에 성공한 한 청년들도 그리 신나는 앞날은 아니다. 이들은 월 급여의 1/3은 주거비로 저당잡혔고 남은 2/3에서 학생때 대출한 금액을 변제해 나아가야 하고 식대와 교통비용을 지출하면 매번 적자를 면치 못한다. 여기에 형제가 없이 혼자 자란 이들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들에게 청춘은 빚속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기이다. 낭만도 여유도 찾지 못한채 마구 달려야 한다. 그러한 이들에게 결혼은 엄청난 결심이다. 혼자 몸도 먹고 살기도 버거운데 아내, 그리고 아이들이 생겨나는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실제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날로 올라만 가는 엄청난 주택의 가격은 이들을 더욱더 맥빠지게 한다. 혼자 이상의 가족은 바라볼 수 없는 미래가 되어 그들은 한 평 방안에 갇히기를 스스로 자초한다. 그리곤 한번 싸워보지도 못한채 꼬리 내리고 방에 틀어박혀 소심한 항거를 한다.

청춘들도 자신을 펴지 못하고 있는데 다른 연령층은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 이나라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니 줄어드는 것이 아닌 쪼그라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저출산으로 인해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점점 적어지고있고 삶의 질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고령의 인구가 증가하니 힘을 쓸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고 부양해야할 인구는 늘어가는 기형적 구조가 되었다. 이미 경고사인을 벗어 던져 인구절벽을 마주하고 있다. 성장동력이 다해 고사하는 발전소처럼 나라 전체의 경제활력이 생기를 잃었다. 다른 무엇보다 달려야 하는 청춘들이 달려보지도 못하고 환경적으로 고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출로 어렵게 공부했지만 취업을 못해 생활비를 빌리고 이도 제대로 풀지 못해 창업을 해보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구조다. 따라서 이렇게 시작도 못해보고 시동만 걸다 꺼진 청춘들이 중년이 되고 장년이 되면 나라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 세계적으로 저성장기를 맞이했고 우리 역시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가운데 누구도 힘이 되주지 못하는 청년들은 스스로의 몸부림으로 최근 3년 동안 파산신청이 50%나 늘어났으니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대책이란 것이 자금지원, 세제 지원으로 일정기간 동안의 고용을 빌미로 하니 해당기간이 지나버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다. 이는 지원금이 아웃되면 바로 사라지는 일자리다. 가장 기본적으로 청년들도 스스로의 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다. 어떤 것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른채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이 휩쓸려 가니 전공과 무관하게 대기업 입사지원에 시간과 돈을 쏟아 넣고 기다림의 반복으로 목적을 이루어도 희열이나 자긍심 대신 회의와 고민을 거듭하다 일년이 안되는 재직기간으로 뛰쳐 나오는 것이다. 여러 가지 길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회가 첫 번째 이고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쫓기듯 덤벼드는 청년들이 문제이다.

또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 정치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문제임에도 이를 기업생태, 경제 생태적 면에서 보는 시각이 빠졌다. 인위적인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첫 단추는 괜찮은 모양새인지 몰라도 이것이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생태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빚으로 몰린 청춘들의 고사는 곧 미래 우리나라의 고사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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