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조병화=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
1955년 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장, 세계시인대회장,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시집 <하루만의 위안> <인간고도> <밤의 이야기>
<감상> 우리는 삶을 이어가면서 모든 것을 이루며 살아갈 순 없다. 인생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가치 있게 여길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만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고 진정 내가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이 될 것이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