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논술 문항 분석 공개…“자연계열Ⅰ 과학시험 폐지”
경북대, 논술 문항 분석 공개…“자연계열Ⅰ 과학시험 폐지”
  • 김민정
  • 승인 2017.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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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수능 대비 입시 전략 심층 분석
전년도 선행학습평가 보고서
논술 문항·예시 답안 등 포함
학생부전형 면접 예시 수록도
2018학년 논술 모집인원 감축
☞★★★★★★★★★★☞ [ 본문:1 ] ☜★★★★★★★★★★☜

이진호
대구신문이 수험생들을 위해 매월 격주로 대학별 입시 요강 및 대입 수능 대비 방안 등을 기재합니다.

대구교육연구소장인 이진호(사진)씨가 입시학원 및 교육 연구팀에 장기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수험생들을 위해 입시전략을 심층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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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북대, 2017학년도 논술(AAT) 문항 분석 공개

경북대는 지난 3월 27일, 전년도 대학별고사(AAT 및 면접)에 대한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선행학습영향평가, 고교 교육과정 수준 준수에 대한 노력과 구체적으로 논술 문항, 출제 의도, 출제 근거, 문항 해설, 채점 기준, 예시 답안, 향후 개선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이 기한인 3월 31일까지 발표를 지연시키고 있고, 포스텍과 동국대 등 몇 대학 만 앞서 발표한바 있다. 금년이 3년차 발표에 해당되며, 체계적으로 정돈된 내용으로 수험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대 논술(AAT)은 그간 수차례의 애로와 변화를 겪으면서 입학관리본부, 관련 교수진의 지속적인 노력과 지역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성원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모범적인 입시 평가 도구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다른 대학에 앞서 평가 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이러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면접은 지원자의 제출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에 기재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개별 확인면접이므로 선행학습영향평가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북대는 이번 보고서의 부록에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문항 예시를 수록해 해당 전형 지원자들에게 면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경북대의 2018학년도 논술(AAT) 전형계획을 보면, 자연계열Ⅰ(의예, 치의예, 수의예 제외 자연계열)에서 과학 시험이 폐지돼, 선택 과목간의 ‘검사 동등화 곤란으로 인한 유불리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고 수험생들은 시험 준비 부담을 상당히 완화할 수 있게 됐다.

경북대 논술 모집 인원은 일부 감축(2017학년도 902명→2018학년도 856명) 됐으며, 한국사 수능최저기준도 완화(대구캠퍼스:3→4등급, 상주캠퍼스:6등급 이내→응시)됐다.

또한 논술전형의 고교 교육 연계를 위한 학생부 반영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2017학년도부터 비교과(출결 및 봉사활동) 영역의 점수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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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및 자료>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펼쳐진 부채가 있다. 부채의 끝 넓은 테두리 쪽을, 철학과 학생 이명준이 걸어간다. 가을이다. 겨드랑이에 낀 대학 신문을 꺼내 들여다본다. 약간 자랑스러운 듯이. 여자를 깔보지는 않아도, 알 수 없는 동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책을 모으고, 미라를 구경하러 다닌다.

정치는 경멸하고 있다. 그 경멸이 실은 강한 관심과 아버지 일 때문에 그런 모양으로 나타난 것인 줄은 알고 있다. 다음에, 부채의 안쪽 좀 더 좁은 너비에, 바다가 보이는 분지가 있다. 거기서 보면 갈매기가 날고 있다. 윤애에게 말하고 있다. 윤애 날 믿어줘. 알몸으로 날 믿어 줘. 고기 썩는 냄새가 역한 배안에서 물결에 흔들리다가 깜빡 잠든 사이에, 유토피아의 꿈을 꾸고 있는 그 자신이 있다.

조선인 콜호스1) 숙소의 창에서 불타는 저녁놀의 힘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는 그도 있다. 구겨진 바바리코트 속에 시래기처럼 바랜 심장을 안고 은혜가 기다리는 하숙으로 돌아가고 있는 9월의 어느 저녁이 있다.

도어에 뒤통수를 부딪치면서 악마도 되지 못한 자기를 언제까지나 웃고 있는 그가 있다. 그의 삶의 터는 부채꼴, 넓은 데서 점점 안으로 오므라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은혜와 둘이 안고 뒹굴던 동굴이 그 부채꼴 위에 있다.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어디선가 그런 소리도 들렸다. 그는 지금, 부채의 사북2) 자리에 서 있다. 삶의 광장은 좁아지다 못해 끝내 그의 두 발바닥이 차지하는 넓이가 되고 말았다. 자 이제는? 모르는 나라, 아무도 자기를 알 리 없는 먼 나라로 가서, 전혀 새사람이 되기 위해 이 배를 탔다. 사람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 성격까지도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성격을 골라잡다니! 모든 일이 잘될 터이었다. 다만 한 가지만 없었다면. ㉠그는 두 마리 새들을 방금까지 알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무덤 속에서 몸을 푼 한 여자의 용기를, 방금 태어난 아기를 한 팔로 보듬고 다른 팔로 무덤을 깨뜨리고 하늘 높이 치솟는 여자를, 그리고 마침내 그를 찾아내고야 만 그들의 사랑을.

돌아서서 마스트3)를 올려다본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를 본다. 큰 새와 꼬마 새는 바다를 향하여 미끄러지듯 내려오고 있다. 바다. 그녀들이 마음껏 날아다니는 광장을 명준은 처음 알아본다. 부채꼴 사북까지 뒷걸음질 친 그는 지금 핑그르 뒤로 돌아 선다. 제정신이 든 눈에 비친 푸른 광장이 거기 있다.

자기가 무엇에 홀려 있음을 깨닫는다. 그 넉넉한 뱃길에 여태껏 알아보지 못하고, 숨바꼭질을 하고, 피하려 하고 총으로 쏘려고까지 한 일을 생각하면, 무엇에 씌웠던 게 틀림없다. 큰일 날 뻔했다. ㉡큰 새 작은 새는 좋아서 미칠 듯이, 물속에 가라앉을 듯, 탁 스치고 지나가는가 하면, 되돌아오면서, 그렇다고 한다.

무덤을 이기고 온, 못 잊을 고운 각시들이, 손짓해 부른다. 내 딸아.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옛날, 어느 벌판에서 겪은 신 내림이, 문득 떠오른다. 그러자, 언젠가 전에, 이렇게 이 배를 타고 가다가, 그 벌판을 지금처럼 떠올린 일이, 그리고 딸을 부르던 일이, 이렇게 마음이 놓이던 일이 떠올랐다. 거울 속에 비친 남자는 활짝 웃고 있다.

최인훈 ‘광장’ 중에서



1) 콜호스: 옛 소련의 집단농장

2) 사북: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의 아랫머리나 가위다리의 교차된 곳에 박아 돌쩌귀처럼 쓰이는 물건

3) 마스트: 배의 갑판 중심에 수직으로 세운 기둥

☞★★★★★★★★★★☞ [ 본문:4 ] ☜★★★★★★★★★★☜

△문학 작품을 섬세하게 읽기 위해서는 작품을 다양한 관점과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래 비평 자료들은 ‘광장’의 결말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각각의 관점에 따라 작품을 읽게 되면 이명준의 죽음은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비평 자료 1>

신화 비평은 작품에 나타난 신화적 상징과 모티프에 관심을 가진다. 이명준이 바닷물 속에 뛰어드는 행위에는 신화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신화적 관점에서 보면 바닷물은 생명의 근원을 상징한다. 또 은혜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생명의 어머니’로 그려져 있으며 종종 바다의 이미지와 연관되기도 한다. ‘광장’의 결말은 죽음과 재생이라는 신화적 모티프를 활용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삶과 죽음, 창조와 파멸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한데 뒤얽혀 있다.



<비평 자료 2>

심리주의 비평은 작중 인물들의 심리적 동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광장’은 이명준의 자살을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아니라 심리적 동기에 초점을 맞추어 그리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유토피아의 꿈을 상실한 이명준은 부채의 사북 자리, 곧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쉼표를 자주 사용하여 문장의호흡을 가파르게 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태를 한 문장 안에 넣어 표현함으로써, 작품은 자살 직전 이명준이 환각 상태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4-1. <비평 자료 1>의 관점에서 ㉠에 담긴 상징과 모티프를 중심으로 이명준의 죽음의 의미를 해석하시오. (180자 이내) (40점)

4-2. <비평 자료 2>의 관점에서 ㉡에 표현된 심리 상태를 중심으로 이명준의 죽음의 의미를 해석하시오. (180자 이내) (40점)



△채점 기준

* 각 항목에 핵심어를 적절히 포함하고 있을 경우 10점.

* 유사한 답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경우 부분 점수 5점.

* 항목에 대한 답을 누락한 경우 0점으로 채점.

* 각 항목을 논리적으로 연관 지어 서술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5점.



☞★★★★★★★★★★☞ [ 본문:5 ] ☜★★★★★★★★★★☜

<예시 답안>

4-1. ㉠에서 두 마리 새는 즉 은혜와 딸을 상징한다. 이들은 ‘무덤 속에서 몸을 푼 여자의 용기’ 등에서 보듯 죽음을 이긴 신화적 존재(신화적 모티프)로 표현되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이명준이 두 마리 새를 알아보고 바다로 뛰어든 것은 생명의 근원으로의 회귀, 또는 죽음을 통한 재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4-2. ㉡에서 이명준은 두 마리 새의 움직임에서 고운 각시들이 손짓해 부르는 것을 본다.

이로 보아 죽음 직전 이명준은 환각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이명준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유토피아의 꿈을 상실하여 심리적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허무한(안타까운, 비극적인) 죽음에 이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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