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무시…사드 장비 한밤중 기습 배치
절차 무시…사드 장비 한밤중 기습 배치
  • 남승렬
  • 승인 2017.04.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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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 발표 9개월 만에
환경평가도 안 거치고
성주 부지에 반입 마쳐
시험가동 초읽기 돌입
美 “北 핵·미사일 대응
핵심적 조치 조속 완료”
추가로배치되는사드장비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군(軍) 당국은 26일 새벽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장비 일부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터에 전격 반입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성주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지 9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성주골프장 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하면서 군사작전식으로 사드장비 반입을 강행해 10여일 남은 조기대선은 물론 중국의 반발 등으로 미뤄 동북아 정세에도 태풍의 핵이 될 전망이다.

미군은 이날 새벽 0시부터 8시간여 만에 사드 발사대 2~3기,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장비 대부분을 성주골프장에 반입했다. 사격통제 레이더는 해체하지 않고 완성품으로 들여왔다. 레이더는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트레일러 차량 형태로 이뤄졌다. 미군이 괌에 배치한 레이더와 동일 기종이다.

사드 장비가 전격 배치됨으로써 발사대와 사격통제 레이더 등의 시험가동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발사대와 사격통제 레이더 등 주요 장비 대부분이 성주골프장에 배치됨에 따라 조만간 초기 작전운용 능력 확보를 위한 장비 시험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발사대와 사격통제 레이더를 연결하면 초기 작전운용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북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사드체계 구축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장비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터는 해발고도 680m로 당초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부지로 발표한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아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또 골프장 주변에는 민가가 적은 데다 진입로,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군은 성주골프장 내에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관련 장비를 신속하게 배치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골프장이 평탄하게 이뤄져 시설공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발사대가 자리할 곳만 사각형 형태로 콘크리트 평탄화 작업만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발사대와 레이더가 들어설 자리에 별도의 시설공사를 하지 않을 계획임에 따라 다음 달 중으로 사드체계가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협의 과정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 이전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군의 ‘깜짝 사드 반입’으로 국방부는 ‘국민을 속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장비부터 반입, ‘불법’ 논란도 국방부의 입장을 군색하게 만들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부지를 사용하고 반환할 때 환경오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공여한 토지에 대해 그동안 꼼꼼한 환경영향평가를 해왔으나 이번 사드배치 과정에선 이를 생략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날 사드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전격 반입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사드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도 “사드 장비 반입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 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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