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의 딜레마
공권력의 딜레마
  • 대구신문
  • 승인 2009.01.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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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법집행" vs "과잉진압"...金 청장 내정자 "물러나야하나"
정.관.학.법조계 등서 찬반양론 후끈

불법에 맞서 법질서를 세우려는 경찰의 직무 수행을 총지휘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과잉 진압’이라는 굴레로 엮어 옷을 벗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양비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책임론 공방은 설을 앞둔 여·야간 정쟁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지역 정가는 물론 관가와 학계, 법조계, 업계에까지 논쟁의 불길이 번지고 있어 ‘정치의 법집행 개입’과 ‘공권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근원적인 문제 제기로 까지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산 참사를 부른 과잉 강경 진압을 주도한 김 청장을 경질하는 것은 당연하며, 더 나아가 그에게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법질서를 무시하고 폭력 시위를 벌이는 불법 사태 앞에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려 한 경찰의 수장을 경질시킨다면 경찰의 존재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정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의 직무가 법질서를 훼손하는 무법의 현장 앞에서 여론의 눈치만 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시각에서 표출되고 있는 이같은 목소리는 결국 공권력이 무너지고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과 같다는 의견으로 관통돼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시위 현장에 위험물질이 있음에도 안전 장치 없이 성급한 진압을 실시해 서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는 공권력의 남용이라는 지적도 만만찮아 이 문제가 ‘공권력의 한계’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역 경찰들은 “불법 현장을 바로 잡으려다 동료들이 희생되는 것만 해도 가슴이 아픈 일인데 그같은 법질서 확립을 위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 행위조차 오히려 조소를 당하고 모멸감으로 되돌아 온다면 우리나라가 법치국가가 맞는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까지 든다”는 반응이다.

재개발 현장을 경험했거나 비슷한 곤경을 겪어본 시민들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강압적이고 무차별적인 진압을 벌이는 것은 그 자체가 공권력의 남용이고 과잉”이라며 “결과론 적으로도 소시민과 서민들을 보호하려는 것이 공권력이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공권력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지역 법조 일각에서는 “경찰이 시민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법의 한계 안에서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권력이 무너진다면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안녕은 어떻게 지킬 수 있단 말인가”고 반문했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이번 참사가 서민들이 희생됐다는 부분으로 볼 때 공권력의 집행이라는 준엄한 잣대로도 절대 결과를 정당화 시킬 수 없는 일임에는 틀림 없으나 희생자 앞에서 공권력 운운 하는 것이 사치스럽듯 이 문제를 정치 도구로 삼아가는 자세도 분명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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