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위한 준비
기적을 위한 준비
  • 승인 2017.06.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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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래-대구수성소방서장
배용래 대구 수성소방서장
몇 년 전 대구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대구시향 정기연주회 무대가 있었다. 앙코르 곡으로 엘가의 ‘사랑의 인사’ 연주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지휘자인 코바체프씨가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갑작스런 사고에 당황한 연주자들 사이로 청중 몇 명이 무대로 올라와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했다. 공연장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 사용까지는 불과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코바체프 지휘자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퇴원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처음 대구에 왔을 때 제 심장을 여기에 두겠다고 했는데 대구가 제 심장을 살렸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항, 백화점 등 다중이 이용하는 장소에는 심장충격기(AED)와 같은 응급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 심폐소생술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골든타임 안에 심장충격기를 사용하면 누구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수성소방서에서는 심정지 환자나 화재 등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소·소·심’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소·소·심이란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이 세 가지를 익히면 화재와 심장정지환자 발생 시 인적·물적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소·소·심에서 첫 번째 ‘소’는 소화기다. 소화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화재가 일어났을 때 초기 진화만 잘해도 큰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초기 진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화기다.

따라서 평소에 소화기 사용법을 잘 익혀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침착하게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에 진화한다면 소화기는 소방차 한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두 번째 ‘소’는 소화전이다. 건물 내 설치된 소화전은 소화기로 진화하기 어려운 화재의 경우 손쉽고 효과적으로 진화 활동이 가능한 소방시설이다.

어릴 때부터 자주 보고 교육받았던 소화기는 상대적으로 익숙한데 반해 소화전은 실제로 열어보거나 사용해본 적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화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우선 소화전 상단의 발신기를 꾹 눌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소화전 내에 밸브를 열고 호스를 잡고 화재 장소를 향해 뿌려주면 된다. 세 번째 ‘심’은 심폐소생술이다. 심정지 후 4분 안에 응급처치를 받으면 생존율이 3배까지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심정지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행율은 13.1%로 미국 39.9%, 일본36%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급성심정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가정이지만 심폐소생술을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 정도라고 하니 심폐소생술에 대해 미리 숙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의료체계에서는 현장-이송-응급실-최종치료까지 사슬처럼 연결돼 있으며, 이 중 현장에서의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119에서는 최근 체계적 맞춤형교육을 위한 대국민 응급처치교육계획을 수립했다.

심폐소생술에 대한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생활응급처치교육 일반과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대상자는 심장충격기 의무설치기관 관리책임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 본인 및 보호자, 기타 응급처치교육을 희망하는 일반인과 학생 등이다. 교육신청은 전화, 팩스 또는 소방기관 온라인 창구 등을 활용해 접수할 수 있다. 또 심정지환자 발생 시 신속히 119에 신고해 의료지도의사나 구급상황관리사의 지도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도 꼭 알아둬야 한다.

갑자기 닥쳐온 재난 상황에서 우리 주변에 잘 갖춰진 소화기, 소화전, 심장충격기(AED)를 잘 만 사용한다면 내 자신과 가족뿐 아니라 이웃의 생명도 지킬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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