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지록위마
  • 승인 2017.06.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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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부장
지난달 23일은 전직 대통령의 명암이 엇갈린 날이다.

고(故)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8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인, 시민 등 5만여명이 모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서민 대통령과 지방분권에 힘을 쏟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사후에 오히려 역사적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과 대기업으로부터 수 백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첫 재판을 받았다.

한때 국부로 불리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애이자 18대 대통령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죄 혐의로 수갑을 찬 채 법정에 선 것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었고 특히 대구·경북민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보수진영의 아이콘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에 구속까지 된 가장 큰 이유는 뭘까. 불통과 이로인한 소통 부재, 일방적 지시가 만들어낸 불행이 아닐까 싶다

대통령의 무리한 업무지시나 포장된 정책 등에 대해 직언은 뒷전인 채 대통령의 하명(下命)이란 명목하에 무조건적 지시를 하는 차원을 넘어 아랫사람에게 강요와 충성을 요구한 것이 철옹성처럼 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 정권을 무너뜨린 것일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중국 진나라의 조고가 자신의 권세를 시험해 보기 위해 황제 호해에게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한데서 유래한 지록위마는 사실이 아닌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지만 절대 권력을 지닌 자가 신하는 물론 국민의 귀와 눈을 막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대로 통치를 한다는 것이 주된 의미일 것이다.

지록위마를 근간으로 한 정치행위가 중국 진나라 멸망의 촉발제가 됐듯이 역대정권 누구보다 깨끗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것 같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 정권 붕괴의 단초가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대구시가 지난 27일과 28일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개최한 2017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의 참가 시민과 관광객수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국내 최대 규모인 7천명이 참가한 컬러풀 퍼레이드를 비롯해 시민 5천명이 참여한 도전대구!도심점령!오프닝 퍼포먼스, 록&비보이 ,푸드거리 등에는 수 많은 시민들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대구를 알릴 수 있는 국제페스티벌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지역민으로서 너무나 반기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대구시 추산으로 130만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해 지난해 88만명보다 48%나 급증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는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더운 날씨에 2일 동안 열린 행사에 그것도 차량 통제까지 한 상황에서 유동인구를 감안한다고 해도 너무 과장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2일 환경의 날을 앞두고는 대구시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2021년까지 총 1조349억원을 투입, 현재보다 미세먼지 3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각종 암을 유발하고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절감한다고 하면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전기차 개발, 4차산업 육성 등에 수 천억원에서 조(兆)단위를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대구시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역시 조 단위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각종 대형시책의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는 여론도 있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믿음)

권영진 대구시장은 젊고 역동적으로 시정을 이끌며 소통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장밋빛 전망은 많지만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은 별로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정치지도자로 커 나갈 꿈을 갖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치적을 부풀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과 진실성을 보여 주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인들 상당수는 초심이 흔들리고 초조해 한다.

공무원이나 지식인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해 지록위마를 통한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달이 채 안된다. 최근 한국갤럽이 조사한 여론 결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할 것이라는 응답이 88%에 달했다. 대선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42%유권자의 2배 이상이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탈함과 소통의지, 지난 정권과의 차별성, 허니문 기간에 따른 효과일 수 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거나 정치지도자가 되려면 지록위마만은 경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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