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노마진(No margin)행사장이 아니다
인생은 노마진(No margin)행사장이 아니다
  • 승인 2017.06.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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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노 마진 행사“ ”안 남기고 팝니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길을 가다가 상가 유리창에 붙어있는 위와 같은 글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 이윤이 많이 남지 않더라도 손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마진(No margin) 대 바겐세일을 하는 때가 있다. 소비자는 그 때 싼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르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를 해야 한다.

마진(margin)이란 말은 판매가격에서 원가를 제하고 남는 차액, 즉 순수 이윤을 말한다.

우리 삶에도 마진은 참 중요하다. 예전에 교육사업(요양보호사교육원)을 하다가 어려움에 빠진 일이 있었다. 함께 동업을 했던 A가 교육생들의 교육비를 받고 후속 조치도 해주지 않고 나 몰라라 하고 돈을 들고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교육원 대표가 나의 명의로 되어 있어서 그 뒤 모든 책임은 나의 몫이었다. A가 행적을 감춘 후 부터 나의 휴대폰에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몇 달 전부터 동업자 A와 마찰로 교육원의 운영을 그만 둔 상태였다. 대표자 명의를 A가 이전해 가기로 했고, 집기, 전세비용, 기타 권리금 등을 포함해 몇 천 만원을 받아야 본전을 하는 상황에서 정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때였었다. 그래서 A가 잠적하면서 수 천 만원의 손해를 받은 상황이었고 추가로 밀린 공과금과 여러 대금을 내가 해결해야할 상황이었다. 너무 괴로웠다. 손해 본 돈도 돈이었지만 사람에 대한 배신이 나를 힘들게 했다. 정말 이렇게 할 줄 몰랐다.

그렇게 몇 날 몇 일 그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 할 때 또 모르는 전화가 걸려왔다. “김순호 원장님 되시지요? 어찌 어찌해서 이차 저차 한데 우리 교육비 내일까지 환불 안 해주면 당장 형사 고발할겁니다.” 그 말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저는 몇 달 전에 그만 두었고, 저도 지금 사기를 당해서 몇 천 만원의 손해를 입어 그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해결해 드리기 어려우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어떻게 해서든 손해 보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안되면 제가 돈을 갚아 드리겠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모르겠고”였다. 사람들은 매몰찼다. 사람들은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직접 만나서 나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마진은 없었다. “당신 사정 따윈 모르겠고 당장 돈 갚지 않으면 고소 할 테니 그리 아이소” 정말 그날은 힘들었다. 나는 내 삶이 힘들어도 더 힘든 사람 보면 항상 그들을 먼저 생각해줬는데 내게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마진이 넉넉히 있는 사람과 마진이 없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도 반응을 다르게 한다. 자동차를 몰고 골목에서 큰 대로로 나올 때 차선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요즘 마진 없는 사람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잠시 2~3초만 기다려 주면 골목에서 나오는 나의 차가 도로에 진입 할 수 있을 텐데 천천히 오던 차도 나의 차를 보는 순간 액셀(accelerator)을 밟는다. 그리고 앞차의 꼬리를 물어 버린다. 그러면 나의 차는 쉽사리 차도로 들어가지 못한다. 마진이 없다. 마치 차를 비켜주면 진다고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해서든 손해를 보려하지 않는다. 아니 손해 까지 아니라도 배려조차 하지 않는다.

인생은 노마진 행사장이 아니다. 넉넉하게 마진을 좀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타인의 작은 실수쯤은 ‘허허’ 웃으며 슬쩍 눈감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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