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술과 바람
<좋은시를 찾아서> 술과 바람
  • 승인 2009.12.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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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월 희

그대는 술이 되어 익어가고
난 바람이 되네

가을엔 항상 가슴에 바람소리가 났어
세월따라 바람길이 생기더니
이젠 뼈까지 숭숭 뚫려 바람이 지나다니는거야

소슬바람에 그대는 술을 마셨지
마시고 마셔 술길이 열리고
뼈까지 술에 젖곤 했지

바람을 닮아 가다
난 바람이 되려나봐
술을 닮아가다
드디어 익기 시작한 당신처럼

퉁기지 않아도 소리나는 가야금으로
그대 익어, 삶의 노래 부르고
난 바람이 되어
들판을 도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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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생. 부산정보여고에 재직, 부산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여성시인으로서 「술과 바람」이라는 이색적 시집을 상재.

이 시는 한마디로 시의 음악성 즉 가락을 중요시한 시로서 즐겁게 읽혀진다. 음악성 못잖게 신선한 이미지의 표출도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대는 술이 되어 익어가고 / 난 바람이 되네’ 이 첫 연이 시의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 술과 바람, 그것은 `열정과 원초적 자유’를 분방하게 노래한 시인의 시적 기교가 돋보인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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