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20% 증가
청소년기 더 취약
가정·학교역할 중요
최근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밧줄 절단 추락 사건에 이어 충북 청주 인터넷 수리기사 살해사건까지 분노조절장애와 연관된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로 알려진 ‘간헐적폭발성장애’는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하는 데 실패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재산을 파괴하는 행동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사소한 자극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행동이 일어난다. 평소에는 충동조절이 잘 되고, 공격적 행동도 없어서 정신질환임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 ‘사이코패스’ 증상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사이코패스 증상은 행동 뒤 자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은 격렬한 행동이 나타난 뒤 후회감이나 자책감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분노조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2012년 4천930여명에서 2016년 5천920여명으로 최근 4년 사이 약 20% 증가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감정기복이 심한 청소년기는 분노조절장애에 취약하다며 그만큼 초기대처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경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의 귀 뒤를 가위로 찌른 초등학생도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었다.
대구 A종합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분노조절장애를 학생 개인의 문제로 여기고 의학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 유도 등 가정과 학교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