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보따리
작은 보따리
  • 승인 2017.06.27 20: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병화

참으로 작은 보따리를 가지고

이곳까지 잘도 살아왔다

얼마 되지 않는 지식

얼마 되지 않는 지혜

얼마 되지 않는 상식

얼마 되지 않는 경험

얼마 되지 않는 창작

얼마 되지 않는 돈

실로 서투른 판단과 행동을 가지고

용케도 이곳까지 살아왔다

이제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려니

아무런 후회도 없다

어쩌면 이렇게도 고마울 수 있으랴

어쩌면 이렇게도 고마울 수 있으랴

<감상> 작은 보따리 정도의 내 그릇이 그렇게도 작은데 어떻게 용케도 이곳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는 시인의 겸손한 표현의 시를 읽으면서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시인은 아무런 아쉬움도 후회도 없다고 말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맙고 감사해 하고 있다. 비하면 나의 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늘 불평했던 삶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칭찬하는 사람이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시인의 고마움은 작은 보따리를 쥐고도 무사히 삶의 끝에 이르게 하신 하나님 앞에 무한히 감사하다는 마음의 고백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떻게 살아야 앞으로 후회 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 시인과 같이 작은 보따리를 들고 이곳까지 왔지만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 할 수 있을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작은 보따리 들고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갈 내일을 스스로 응원해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