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의 우물을 들여다보라 - <어머니 이야기>
모성의 우물을 들여다보라 - <어머니 이야기>
  • 승인 2017.06.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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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경 하브루타 도서관 관장
‘세상의 모든 곳에 갈 수가 없어 신은 대신 어머니를 보냈다.’ 라는 탈무드 의 한 구절이 있다.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위대하고 막중한 것인지를 잘 대변하는 뭉클한 글귀다. 세상에 중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어머니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따뜻한 심장은 어머니의 자애로운 사랑으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덴마크가 낳은 세계 최고의 동화작가 있다. 짐작하겠지만 바로 안데르센이다. <미운 아기오리>, <인어공주>, <벌거숭이임금님>, <엄지공주> 등 수많은 세계 명작을 남겼는데 그의 작품은 지금도 꾸준히 연극으로 책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부활되고 있다. 덴마크 역시 안데르센으로 인한 높은 관광수입을 내고 있다니 사후 1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나 그의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동화 중 어머니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여정을 그린 작품 ‘어머니 이야기’. 죽음의 사자가 데리고 간 자식을 찾아오기 위해 길을 나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어머니의 절절한 모성을 그린 내용이다. 안데르센의 글에 조선경 그림책 작가가 그림을 그려 책으로 만들었는데 그림이 글의 여운을 더욱 크고 깊게 도와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안데르센의 책이라 해야 할지, 조선경작가의 그림책이라 해야 할지, 그만큼 글도 그림도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전체 흑백그림에 포인트가 되는 몇 가지 컬러가 깔끔하면서 서늘하고 무겁고 숭고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라는 주제를 잘 전달해 준다.

죽음의 사신이 데리고 간 자식을 찾아오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만난 첫 번째 만난 밤의 여신은 아이에게 불러준 자장가를 남김없이 다 불러달라고 한다. 이 부분을 두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 실제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재우며 부른 자장가의 시간, 얼마나 많은 시간이었겠는가. 그러고 보니 내 몸에도 우리 아이들의 몸에도 눈에 달린 졸음을 쫓으면서 불러주신(또는 불러 준) 자장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사랑의 시간이 영혼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만난 가시덤불은 따뜻하게 자기를 안아달라고 하였고 또 세 번째 호수를 건너기 위해선 눈알을 뽑아 바치라고 한다. 가시에 찔린 어머니의 몸에서 나온 따뜻한 피는 가시 끝에 꽃처럼 달리고 그 고통으로 흘린 눈물로 눈알은 빠져 호수에 떨어진다. 마지막 온실의 할멈은 자신의 하얀 머리카락과 어머니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바꾸자고 한다. 그렇다. 실제 어머니들은 자식을 키우기 위해선 수많은 고통의 시간을 삶의 여정에서 견뎌야 한다.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바치는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으로 자식은 커가는 것이다.

‘설화의 형태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통과의례를 모티브로 하여 슬픔, 절망, 인정이라는 애도의 과정이 그려지면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만큼 안데르센이 인생의 기쁨과 즐거움뿐만 아니라 슬픔과 시련을 다루는 데에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걸작이다.’라고 책은 부록에서 친절히 설명해 준다.

과거의 어머니들은 현대에 비해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였다. 대가족을 이끌고 자신의 삶은 어떻게 되든 자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진한 모성이 있었다. 도시화로 핵가족화로 개개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는 사회에 사는 우리는 이제, 자식을 위해서도 내 것을 모두 포기할 텐가? 물으면 ‘네!’라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은 세상에 살고 있다. 자식에 대한 희생과 책임이 무서워 결혼도 아이도 갖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모성이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된 여성은 모성이라는 본능의 우물을 가지고 있다. 다만 사회문화의 영향을 받다 보니 과거에 비해 말라버린 것은 사실이다. 다시 안데르센의 <어머니 이야기>, 조선경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성의 우물을 들여다보길 바란다. 그리고 메마른 모성을 회복하길 바란다.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맑고 깨끗한 모성의 우물을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머니이니까, 모성은 본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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