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경력보다 ‘과정’ 막연한 계획보다 ‘비전’ 내세워라
수상 경력보다 ‘과정’ 막연한 계획보다 ‘비전’ 내세워라
  • 남승현
  • 승인 2017.07.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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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
자기성찰은 기회다
“자소서로 대학 갈 순 없지만
잘 못쓰면 떨어질 수도 있어”
내세울만한 자질·특성 고민
공허한 말 지워라
과거 나열하기보다 장점 어필
경력엔 ‘동기·과정·영향’ 필수
학생부 바탕한 에피소드 제시
예비고교육특집
대구시교육청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시전형을 대비한 수시캠프’를 열었다.

1. 고3, 시간이 문제다

고3, 시간이 문제다. 자기소개서를 시작할 때, 많은 학생들이 다음의 두 부류에 속한다. 첫 번째는 이전 합격자의 잘 쓴 자기소개서를 참고하겠다고 서점에 가서 자기소개서 사례집을 구입한다. 하지만 해당 학생의 학생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자기소개서 사례집 중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책은 거의 없다. 다른 사람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썼는지 보고 싶은가? 방법은 있다. 서울대에서 이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서울대 홈페이지 > 입학 > webzine 아로리 > 나도 입학사정관 (어느 대학을 지원하든지 학생부종합전형이면 서울대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만 한번 읽고 나오지 마시고, 앞부분의 학생부 요약을 짚어볼 것. 반드시. 자기소개서만 읽었을 때의 느낌과 학생부 요약을 짚어보고 읽었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를 것이다. 이 다름을 느껴야한다. 두 번째는 대번에 컴퓨터 켜고 자판 두드려 1줄 쓴다. 그 다음은 오리무중, 진행이 되지 않는다. 잘못하면 원서 제출까지 한 달 동안 자기소개서만 쥐고 있게 된다. 이 학생은 자기 성찰과 전략 수립(frame work)을 생략했기 때문에 먼 길을 돌아서 가게 되는 것이다.

2. 자기소개서는 얼마나 중요한가?

처음 ‘자기소개’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무언가 신선한 경험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 어려움을 느낀다. 자기소개서는 어렵고 힘든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생전 처음 써 보는 글에 고통 받고 괴로울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은 크고 소중하다. 자기소개서 쓰기는 진로 교육의 정점(頂點)이다. 이번 기회에 ‘나의 컬러풀한 비전’에 대해 탐구하는 즐거움을 느껴 보시기 바란다. 자기소개서 쓰기는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지금까지 자기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진솔한 자기성찰의 기회다. 동시에 앞으로 가려고 하는 길에 대해 알아보고, 다짐하는 진지한 비전수립의 기회다.

자기소개서만으로 대학을 갈 수는 없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잘 못 쓰면 대학에 떨어질 수 있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전체에서 10%쯤 되지 않을까요?’하는 말씀을 하시는 분을 본적이 있다. 어쩌면 그분은 미모 50%, 경제력 25%, 학벌 15%, 성격 10%하는 식으로 배우자를 찾았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학입시는 한 마디로 ‘앞으로 성공 할 것 같은 학생을 뽑는 것’이다. 평가하는 교수님들이 자기소개서에서 읽어낸 것이 단순히 교과 학습 목표에 도달한 체험 기록을 넘어서, 아무래도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인간적 호감을 가지고 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 만한 자질과 특성이기를 기원한다. 단 몇 장의 자기소개서로 자신을 각인 시킬 수도 있고, 군중 속에 매몰당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

3. 자기소개서의 뼈대는 ‘나의 장점’ + ‘비전’이다

본인 소개가 없는 자기소개서가 많다. ‘자기’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기의 장점’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때의 ‘자기’를 ‘자기가 한 일’이라고 생각해 주제가 아닌 소재로만 가득 채우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해서 상을 탔다든가 어떤 과정을 수료했다는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의 독자인 교수들이 과연 알고 싶어 할까? 중요한 것은 상을 탄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을 타기 위한 과정에서 어떻게 준비했고 얼마나 노력했으며 어떤 것을 느꼈느냐 하는 내용이다. 상을 타거나 연수를 한 경험들은 학생 본인에게는 엄청나게 특별하고 큰 기억이겠지만 몇 천, 몇 만 명의 학생들을 상대해야 하는 교수나 입학사정관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 경력들을 통해 자신이 어떤 성장을 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이 성장 과정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동기·과정·영향 또는 평가가 포함되어야 한다.

비전이 없으면 설득력도 없다. “1학년 때는 교양 과정을 충실히 들어 기본적인 교양을 쌓고, 2학년 때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글로벌 소양을 기를 것이며, 3학년 때는 전공을 확실하게 공부해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기본 실력을 쌓고, 4학년 때는 전공 공부에 최선을 다하며, 학문 연구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할 것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말은 “국민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는 정치인의 말처럼 공허하다. 학업계획 이전에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비전이다.

4.자기소개서는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주장하는 글이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경력들만 나열하면 설명문일 것이다. 자기 소개서의 목적은 결국 자신을 뽑아달라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 읽을거리가 있어야 한다. 분명한 주제가 있고, 이를 형상화하는 글이 되어 설명문이 아니라 논설문이 되어야 한다. 주장이 있는 논설문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주장에 대해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판단의 근거는 ‘학생부’와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한 대학과 전공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근거, 논리 그리고 진정성을 객관적 사실과 구체적 실제 사례를 들어 설득하는 글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의미부여의 결합체이다. 학생부 기록을 근거로 자기소개서에서 비전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비전은 자기 진로계획(Career path)에 대한 순행적 사고와 역행적 사고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활동을 했다면 왜 하게 되었는지? 하면서 어떤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결과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를 작성한다.

5. 자기소개서 기능

학교생활기록부가 무엇을 했는지의 활동 결과를 나타내는 자료라면 자기소개서는 그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의 과정을 나타내는 자료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무엇’과 ‘어떻게‘를 종합해서 평가하는 전형이다. ’어떻게‘를 구성하는 자기소개서의 기능을 살펴보자.

첫째는 학생부 기재사항의 의미를 드러낸다. 학생부 기재 가능 글자 수가 축소되면서 학생부의 내용이 결과 위주로 기재되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서 동기나 과정의 디테일을 보여주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학생부를 읽으면서 어떤 내용이 궁금했던지는 서울대 홈페이지 > 입학 > webzine 아로리 > 자료창고 > ‘학생부정보의 재구조화’에 잘 나와있다. 다 읽을 필요는 없고, 1~2쪽만 읽어도 대학의 관점을 이해할 것이다. 둘째는 ‘주장’하는 기능이다. 주장에는 근거와 논리가 필요하다. 내가 왜 이 대학교, 해당학과에 합격해야하는지를 과거의 성취 경험과 미래 계획 등을 논리적으로 명시하여 해당 분야에 적합한 인재임을 표현해서 설득해야한다. 셋째는 ‘서약’하는 기능이다. 해당 학과에 입학 후 어떻게 학업에 정진하여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지를 진정성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 이 진정성은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보다는 과거부터 축적된 노력과 성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통해서 드러낼 수 있다. 넷째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대체로 서류+면접이다. 어느 시험에서 시험 문제를 학생 스스로가 출제하도록 했던가? 자기소개서는 자체가 하나의 평가 항목이며, 면접에서 활용되는 구체적인 참고자료이다. 이것을 면접에서 질문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보자. 쓰기 전에 먼저 ‘내가 면접관이라면?’이라고 생각하고 면접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꺼리’를 만들어 둘 수도 있다. 자신이 쓴 자기소개서를 면접에서 물어볼 때 간혹 답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답변을 하지 못할 때는 아무리 좋은 자기소개서라 하더라도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젠다(Agenda)를 제시하는 것이다.

도움말=이진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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