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한 생각
자주 한 생각
  • 승인 2017.07.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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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내가 새로 닦은 땅이 되어서

집 없는 사람들의 집터가 될 수 있다면

내가 빗방울이 되어서

목 타는 밭의 살을 적시는

여울물로 흐를 수 있다면

내가 바지랑대가 되어서

지친 잠자리의 날개를 쉬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음악이 되어서

슬픈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눈물이 될 수 있다며

아, 내가 뉘 집 창고의 과일로 쌓여서

향기로운 향기로운 술이 될 수 있다면

◇이기철=1972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낱말 추적> <청산행> <전쟁과 평화> <시민일기>
 <우수의 이불을 덮고> <내 사랑은 해지는 영토에>
 김수영문학상(1993), 후광문학상(1991), 대구문학상(19 86), 금복문화예술상(1990), 도천문학상(1993) 수상

<감상> 사람이 살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사람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말이 보통 남자가 2만5000마디, 여자는 3만 마디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에 엄청나게 많은 말을 사용하고, 또 들으며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사람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은 얼마나 복잡할까? 사람이라면 대체로 자기 중심적어서 내가 있고 난 다음에 다른 사람, 다른 여타의 것이 존재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먼저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무엇이 되고자 하는 시인은 그저 향기로운 삶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시를 읽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자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을 텐데 나도 앞으로 그렇게 한 번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 시인과 같은 향기로운 삶을 꿈꾸어 본다. 여러분은 ‘자주’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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