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연봉격차 4천만원 웃돌아
시민단체 “여직원 유니폼 착용
근무여건도 차별…변화 시급”
오늘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이와 관련해 박인규 은행장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엄정한 처리와 함께 인권센터 설치 및 양성평등 구현 등의 조직문화 혁신을 뒤늦게 약속했지만,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까지 조직내 곳곳에서 뿌리깊게 박혀 있는 ‘남성우월적’ 조직문화는 쉽게 변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대구은행 및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대구은행 직원수(임원급 등은 제외)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총 3천172명(남직원 1천689명)이며, 이 중 여직원은 1천483명으로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 은행내 남녀직원 비율이 동등한 수준임에도 불구, 대구은행의 남성우월적 및 여성차별적 조직문화는 관리자급 이상 직원들의 분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과장·부부장·부서장(지점장 및 부장) 등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여직원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이다. 하위관리자인 4급(과·차장)의 경우 남직원 대 여직원 수가 420명 대 247명으로 그나마 2대1 비율을 보이지만, 중간관리자인 3급(부부장 및 일부 부·지점장급)으로 올라가면 528명 대 44명으로 그 비율이 12대1로 큰 격차를 보인다. 여기에 현직 지점장 및 부서장급 이상 여직원수는 부장 1명, 센터장 3명, 지점장 11명 등 총 15명에 불과해 전체 직원수의 0.5%가 안되고,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까지 역대 임원급 여직원은 단 1명에 그치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
뿐만 아니라 대구은행의 조직내 여성차별적 문제는 직원 1인당 평균연봉 격차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인한 여성의 조기퇴사 등을 감안하더라도 남직원과 여직원간 연봉격차가 4천만원을 넘어서고, 근속연수에서도 7년정도의 차이가 난다. 작년말 기준 대구은행 남직원의 1인당 연봉수준은 평균 근속연수 18.35년에 1억400만원인 반면, 여직원은 평균 근속연수 11.79년에 5천900만원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기업마다 관리직 비율이나 임금·근속연수 등에서 여성들의 상대적 차별이 나타나는 이유로 결혼이나 육아 등을 꼽고 있지만 이는 자기변명에 급급한 것”이라며 “성추문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대구은행은 여직원 대다수가 유니폼을 착용해야 하는 등 근무여건에서도 차별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근본적 조직문화 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0일 오전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성추문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지난 7일 공식 사과문 발표를 통해 “행장 직속의 인권센터 설치로 성희롱 예방 및 남녀 양성평등 구현, 뼈를 깎는 조직문화 혁신 등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고,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