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랐던 박성현, 마침내 화려한 ‘비상’
남달랐던 박성현, 마침내 화려한 ‘비상’
  • 이상환
  • 승인 2017.07.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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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서 LPGA 첫 우승
구미 현일중고 시절 기량 ‘쑥쑥’
프로 데뷔 무렵 교통사고 불운
KLPGA 평정 후 LPGA 입성
작년 경북 골프 꿈나무 지원 약속
‘슈퍼루키’ 박성현(24)이 드디어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끝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LPGA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관련기사 18면)

‘슈퍼루키’, ‘대세’,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남달라’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 박성현에게 이번 우승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박성현은 올해 LPGA 데뷔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골프 인생은 굴곡졌다.

1993년생인 박성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서울 유현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이후 진로를 찾던 박성현은 골프부를 운영하고 있던 경북 구미 현일중학교로 전학해 현일고로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박성현은 중고등학교 시절 은사로부터 “모든 일에서 성공하려면 남달라야 한다”는 조언을 마음속 깊이 새겨 실천한 덕에 일찌감치 ‘남달라’라는 애칭도 얻었다. 현재 박성현의 팬클럽도 이 애칭을 쓰고 있다.

지역 아마추어 골프계에서는 이미 박성현을 고교시절때부터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 선수로 지목했다. 중고교시절 경북골프협회의 지원으로 운동에 전념하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한 박성현은 고교 1학년때인 2009년에는 경북협회장배 춘계학생 골프 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최저타(7언더파 65타)로 여자 주니어부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아픔도 겪었다. 고교 졸업후 프로 데뷔 무렵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오랫동안 투병을 하기도 했다.

이후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를 거쳐 2014년 KLPGA 정규 투어 티켓을 획득했지만 데뷔 첫해에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해 상금랭킹은 34위에 머물렀고, 동료 신인이던 백규정(구미 현일고 출신), 고진영, 김민선 등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박성현은 2015년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박성현’이라는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대회에서 연장전에서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곧바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슈퍼루키 탄생을 예고했다. 그해 두 차례 더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은 이듬해에는 한국여자골프를 사실상 평정하며 대세로 인정받았다. 역대 최다 상금, 역대 최저 평균타수 등 기록도 모두 갈아치우며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KLPGA를 평정한 박성현은 LPGA 투어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의 LPGA 투어 입성은 조금 남달랐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퀄리파잉 스쿨이나 2부 투어를 거치거나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통해 LPGA 무대 입성했다.

그러나 박성현은 초청선수를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받은 상금 총액이 40위 내에 들어 진출하게 됐다.

박성현은 2016년 에비앙챔피언십 준우승, US여자오픈 3위, ANA 인스퍼레이션 6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금 순위를 높여 올해 LPGA 투어 카드를 거머 쥐었다.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는 박성현의 장타와 두둑한 배짱은 미국무대에서도 통했다.

이번 우승전까지 올해 13개 대회에 출전해 한차례의 컷 탈락도 없이 준우승 1회, 3위 1회, 4위 2회 등의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이 때문에 신인왕 포인트 1위, 평균타수 부문 4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실력을 발휘하며 LPGA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첫 우승은 좀처럼 쉽게 달성하지 못했다.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스스로 ‘박성현 시대’를 열었다.

심영수 경북골프협회장은 “성현이의 우승은 너무 반가운 일이다. 첫 우승이 빨리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이번 우승으로 마음의 짐을 덜게돼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면서 “현일고 재학 시절때부터 남다른 자질을 갖춘 선수였다. 성현이의 우승은 지역 골프 꿈나무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골프협회는 박성현이 LPGA 투어 입성을 앞두고 협회를 방문해 향후 경북골프 꿈나무들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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