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문제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문제
  • 승인 2017.07.1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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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한 나라의 수장으로 해외 순방을 다녀온 소감이 국제사회의 합의가 쉽지 않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의 힘이 너무 미약하여 힘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는 말로 국무회의를 시작했어야 했을까?

북한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적어도 북한에 관한한 38선이 그어진 이후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북한을 제일 잘 아는 나라의 하나이며 그들의 가장 인접한 곳에서 대치하고 있으므로 갑작스레 우리에게 힘이 너무 없다는 말은 호소력이 없다.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공공연하게 한 것일까?

대통령은 개인의 자리가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이고 그의 말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공인인 대통령은 그 자리의 막중함만큼 말에 대한 책임 또한 상당하다. 그를 지지하고 선택한 국민들은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그의 말을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우리가 대통령을 바로 뽑은 것은 맞는 건가하는 의아함까지 느낄 만큼 허탈하게 만들었다.

소탈한 대통령, 평범한 대중과 다름이 없이 식사하고 차 마시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대중의 소통에 중요하다. 기존의 대통령과는 다름을 어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직무는 대통령이다. 소탈함은 일부이고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품격을 그리고 상황을 가려가며 처신을 해야 그를 신뢰하는 국민들이 안정을 가질 수 있다. 힘이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절감한 대통령에게 국가 안위를 맡길 수 있을까? 해외에서 우리의 주장은 당당하게 잘 했을까? 밀려드는 의구심들이 쓰나미를 이룬다.

설사 강대국들의 딱딱한 어깨에 상처를 입었을지라도 겉으로는 웃어야 한다. 또한 속이 타들어가도 대외적인 자리에서는 내색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도 나의 죽음을 적에게 그리고 병사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한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고의 수장으로서의 자리는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다. 희로애락이 그대로 보여지는 자리가 아니다. 보여지는 행동과 말은 미리 전략에 의해 전술적으로 펼쳐내야 하는 자리이다.

최근 우리의 입장이 어떠한가.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국가의 수장자리가 한동안 공석이었다. 공석인 동안 우리의 입지를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여 외교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았고 국회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여 누적되어 있는 안건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대내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고 외교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도 많다. 물론 취임한지 2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당면과제의 긴급함이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나날이 강도가 강해지는 북한의 도발도 당면문제가 되어 있다. 이어 사드, 중국과의 소원함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문제들을 풀어내야만 다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게 힘이 너무 없어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대통령의 말이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을 빼버리는 모양새다.

우리는 반만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껏 발전가도를 구축해 왔다. 주변 강대국에 휘둘리기도 했지만 주체성을 잃지 않았고 정신만은 강력한 민족으로 세계유일의 단일민족 국가이기도 하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정신은 나약하지 않다. 환경이, 주변이 힘들게 한다고 포기한 적은 없다. 북한의 ICBM 개발에 따라 미국이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반발할 테고 한국에게 스트레스를 부릴 것이며 우리나라는 어느 쪽 손을 잡아야 할지 또 망설임에 빠지게 될 것이다.

북한 역시 우리를 제끼고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할텐데 우리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한발짝 빠져 서 있을 터인가? 강대국의 힘을 이용하여 경제적 발전과 자주국방의 힘을 키워내야 한다. 힘이 없다고 봐주는 나라 없고 도와주는 나라 없다. 어떻게든 자력으로 살아내야 하며 결국은 스스로를 지킬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수장이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힘이 없다고 말하면 아예 싸움을 치를 의사도 없다는 의미가 된다. 협상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것이고 성사되기 전까지의 변수는 많다. 설사 성사 되었다 해도 이를 보완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냥 바라보다가 지레 손들지 말고 치열하게 싸우고 그리고 없는 힘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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