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개정과 지방자치발전
헌법 개정과 지방자치발전
  • 승인 2017.07.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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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필자가 지방자치발전을 위하여 나름대로 애쓴 것을 아는 주위 사람들이 가끔 걱정을 곁들어 내게 하는 말이 있다. ‘광역시에 구·군과 같은 기초자치단체가 필요 한가’ 라는 질문이다. 지방자치의 핵심인 주민자치는 가급적 소규모 행정단위로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질이란 말을 하면서도 지난 20여년 넘게 해 온 지방자치가 과연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는가 자문해 보면서 쓴 웃음을 지을 때가 있다.

중앙 및 지방정치인, 학계와 지방자치관련기관이 자화자찬하는 것처럼 지방자치제가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 면도 분명 있지만 주민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선 때 마다 지방자치에 관한 논의는 봇물을 이루었지만 그 때 뿐이었다. 주 메뉴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늘리고 국비를 지방으로 많이 돌리겠다는 주장들이었다. 현행 헌법 제 117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법령의 범위’라는 내용을 빙자하여 중앙이 지방을 좌지우지하므로 ‘법률의 범위’ 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늘 있어왔다. 필자가 딱하게 보는 것은 ‘법률’ 또는 ‘법령’이라는 문구 때문에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헌법에 세목으로 지방자치 강행 문구를 구체화·명문화한다고 해서 지방자치가 꼭 잘 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행정풍토가 권력 지향적이므로 집권자는 법 규정을 자기 유익 쪽으로 해석하려는 의도를 늘 가지고 있음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헌법 제87조 1항에서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이 규정을 지킨 대통령은 아무도 없었다. 새 정권 들어서도 역시 그렇게 보인다. 권력자의 입과 행동은 늘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다. 문재인정부의 지방자치 의욕은 좀 달라 보인다. 대통령 소속 기구인 ‘자치분권위원회’ 출범을 위한 전 단계로 ‘지방분권전략회의’가 7월13일 출범했다. 이는 대통령의 강력한 지방분권 의지를 기획·실행할 추진체다. 지방정책을 실현할 ‘지방분권특별법’도 조속히 개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앞으로 지방자치개혁을 향한 세세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항간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연방제와 같은 지방정부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한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지방정부는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체제에서 나온 말이다. 연방제에서 지방정부는 3권을 가진 작은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단일국가인 우리나라가 지방자치단체를 구태여 지방정부로 바꿀 이유가 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7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26개의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광역자치단체는 지방정부라고 호칭해도 별무리가 없겠다고 생각되지만 문제는 기초지방자치단체다. 현재의 행정구역 단위의 자치단체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A시(市) 지방정부, B구(區) 지방정부, C군(郡) 지방정부 등으로 호칭해야 한다. 인구 몇 만을 가진 시·군·구를 지방정부로 호칭하는 것이 국민감정이나 우리의 정치 행정 풍토에 맞겠는가. 여러모로 구석구석 지방자치개혁을 한다고 해도 인구격차, 재정의 불균형 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한다. 헌법에는 원칙적인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천명하고 법률로 지방자치제를 정착시켜나가는 학습과 과정을 겪어야 한다. 법률적 지방자치를 하자는 것이다. 지나치게 세부적인 지방분권을 헌법에 명시했을 때 지방자치 실시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크고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위헌문제를 들고 나와 국정질서에 대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고 꼭 지방정부로 해야 한다면 시·군·구의 대소를 조정하는 등 행정계층을 손을 봐야 하는 방안도 구상해 보았으면 한다.

지방자치나 지방분권은 통치자, 정치인, 행정인의 의식변화 없이는 완전무결 할 수 없는 정치 명제다. 국민들은 그저 따라갈 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국민과 대통령, 지방정부와 학계 등이 지방자치의 개혁, 지방분권에 적잖은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분위기다. 지금 우리사회는 일부 집단을 여론의 실체로 보고 정책이 뒤 따르는 형상이 곳곳에 깔려있다. 지방자치는 정치인과 특정 세력들의 정치도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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