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 없는 미지의 공포를 만나다
탈출구 없는 미지의 공포를 만나다
  • 윤주민
  • 승인 2017.07.1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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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스릴러영화 ‘47미터’
샤크케이지와 추락한 두 여인
심해 갇힌 극한의 두려움 담아
상어 위주의 타 영화와 차별화
산소 부족 등 긴박감으로 승부
상황설정 살린 반전 결말 ‘소름’
47미터
영화 ‘47미터’ 스틸 컷.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 리사(맨디 무어)와 케이트(클레어 홀트)는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그날밤, 케이트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리사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새벽 1시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선다.

이때 만난 멕시코 두 남성에게 리사와 케이트는 ‘샤크케이지’체험담을 듣고 다음날 바로 실행으로 옮긴다.

호기심에 가득찬 케이트와 달리 조심성 많은 리사는 어딘가 석연찮아 보인다. 리사의 시야에는 낡은 배 만큼이나 케이지 장치 또한 불안해 보이지만 케이트에게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

결국 리사는 체험을 포기하는데 케이트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꼭 해야한다며 끝까지 함께할 것을 권유한다. 어쩔 수 없이 리사는 케이트와 함께 바다에 몸을 담근다.

수심 5m 거대한 상어가 마냥 신기한 이들에게 돌연 불길한 기운이 돈다.

케이지를 지탱하던 밧줄이 끊어지면서 47m 바닷속으로 추락하고 만다. 의지할 것이라곤 상어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케이지와 산소통, 그리고 함께 갇힌 리사와 케이트 뿐. 무전마저 터지지 않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조하네스 로버츠 감독의 영화 ‘47미터’는 상어를 표면적 공포대상으로 가장한 두 여인의 심리적 불안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언더워터’가 수면 위 한정적인 공간에서 상어와 사투를 그려낸 영화라면 ‘47미터’는 심해에 갇힌 두 여인의 처절한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제한된 공간

‘샤크케이지’(안전장치 안에 들어가 바다 안에서 상어를 눈앞에서 목격할 수 있는 체험)는 이 영화에서 두 가지 측면으로 비춰진다.

첫 번째는 상어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막같은 ‘안전장치’고, 두 번째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탈출해야 하는 ‘감옥’과도 같다. 사실 이 때문에 관객에게 전달되는 공포감은 극에 달한다. 이미 ‘샤크케이지’를 위해 두 차례나 떡밥을 뿌려 놓은데다 추락하면서 다친 곳에서 피까지 흐르고 있기 때문에 곧 케이지 밖은 죽음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살기 위해 탈출해야 하지만 케이지 밖은 상어의 습격이 도사리고 있다. 결국 ‘케이지’라는 제한적인 공간은 리사와 케이트가 극복해야할 공간인 셈이다.

◇한정된 시간

‘케이지’가 두 가지 측면으로 관객에게 공포감을 심어줬다면 ‘산소통’은 사투를 벌이는 두 주인공의 불안함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안전장치를 벗어나야 살 수 있듯이 산소통은 이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제한된 공간 만큼이나 시간도 한정적이기에 긴박한 상황의 연속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케이트가 케이지 밖으로 나와 구조로 내려온 산소통을 가지러 가는 장면은 상어로부터의 위협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제한된 공간과 한정적인 시간 모두를 이겨내는 최고의 긴박한 연출을 이끌어 낸다.

◇멕시코의 뭇 두 남성과 무전

리사와 케이트가 멕시코 남자들과 어울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샤크케이지’체험을 회유하면서도 큰 어려움은 없다. 오히려 케이트까지 합세하면서 리사만 괜히 겁쟁이가 된다. 하지만 이같은 연출은 영화 중후반 답답함을 극에 치닫게 한다. 생사를 오가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되레 침착한 무전, 끊임없이 ‘잠수병’과 ‘질소중독’을 운운하면서 케이지로 돌아가라는 대답은 ‘정말 구하러 와줄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살기 위해 무전을 해야 하지만 상어의 습격에 노출되는 위험까지 수반하고 있어 관객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47미터’는 기존 상어를 소재로한 영화와 달리 1975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오마주인 ‘1인칭 상어 시점’을 찾아볼 수 없다.

간혹 무전을 하기 위해 케이지 밖을 나선 리사와 케이트의 장면이 얼추 비슷하지만 일치하다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상어는 거들 뿐’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고나 할까. 이미 예상되는(?) 시점에 나타나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 영화의 공포감은 상상 이상이다.

상어의 1인칭 시점을 차치하더라도 깊은 바닷 속의 좁고 어두운 시야로 인해 전달되는 답답함과 불안한 스릴감은 소스라칠 정도다. “이 영화의 결말은 미쳤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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