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목이냐 4과목이냐”…절대평가 범위 놓고 찬반 격론
“전과목이냐 4과목이냐”…절대평가 범위 놓고 찬반 격론
  • 승인 2017.08.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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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시안 발표 논란
부분적용 지지측
“변별력 없어지면 공교육 붕괴
학생부·내신 관리 부담 커져”
전체적용 지지측
“교과간 형평성 논란 가능성
재수생 재도전 기회 축소 우려”
교육부수능개편안시안발표
교육부가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한 10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거리에서 학생들이 바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발표된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에 대한 교육계 안팎에서는 “방향은 맞지만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절대평가 전면 실시와 부분 도입 주장이 엇갈렸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새 제도에 대한 불안감과 수능 비중 약화에 따른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이번 시안은 최대 관심사인 절대평가와 관련해 2가지 안이 제시됐다.

1안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사회·과학·직업탐구 선택과목, 제2외국어·한문 등 총 7개 과목 중 국어, 수학, 탐구를 뺀 4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이고, 2안은 모든 과목에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절대평가로 가는 게 맞기는 하다”면서 “1안과 2안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한 시험에 두 가지 평가 잣대가 존재하는 1안보다는 오히려 2안이 낫다”고 말했다.

1안의 경우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학생·수험생 설득은 쉬울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국어와 수학 등 변별력이 유지되는 상대평가 과목만 공부하는 풍선효과와 같은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이 소장은 우려했다.

2안에 대해서는 “수능 부담이 줄면서 학교 교육 정상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다만, 대학입시가 학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신 관리를 위한 사교육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범 서울 구현고 교장은 “절대평가를 한다면 일괄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면서 “어떤 과목은 절대평가하고 어떤 과목은 상대평가로 남으면 학생들 집중도도 달라지고 결국 교과 간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숙 종로학원 수시전략연구소장은 “재수를 오래 한 장수생이나 학생부 관리가 안 된 학생들은 정시모집을 노려야 하는데 수능 변별력이 낮아지면 이런 기회를 잃게 된다”면서 절대평가 부분 도입을 주장했다.

절대평가로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들이 학종 비중을 늘리거나 새로운 전형을 도입해 학교 현장에 또 다른 폐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절대평가로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등한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세종시의 한 중학교 영어교사 임모(29)씨는 “수능 부담이 줄면 수업 집중도도 종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학종 탓에) 생활기록부에 관한 민원이 많은데 앞으로는 폭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3 아들을 둔 경기도 분당의 김미나(47)씨는 “상위권 대학들이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수능만 가지고 학생을 뽑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종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고교 3년 내내 학생부·내신을 관리해야 하는 학종이 수능보다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호소했다.

특히 김씨는 “교육부가 지지부진하게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수능 변별력 감소에 대한 대안도 내놓지 않아 불안이 커졌다”면서 “이런 불안감을 노리고 설명회를 열겠다는 학원들 문자가 벌써 수십 통씩 온다”고 전했다.

수능과 EBS 교재 연계를 손질하겠다는 방안은 대체로 환영했다.

임 교사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영어는 암기과목이라고 한다”면서 “중학생 때부터 EBS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한다”고 전했다.

구현고 송 교장은 “EBS 연계와 별개로 수능 문제 질이 초기보다 많이 떨어졌다”면서 “(출제자들이) 변별력 확보의 노예가 되니 종합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보다 정답이 딱 떨어지는 문제를 낸다”고 지적했다.

통합사회·통합과학 신설을 두고는 학생들 사이에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 반안중 3학년 최모군은 “내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과목까지 배워서 시험을 쳐야 하다 보니 부담이 된다”면서 “어려운 과학을 배워야 한다는 게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통합사회·통합과학이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으려면 난이도를 신중히 조절하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만기 소장은 “제도가 바뀔 때는 국어, 수학, 영어 등 기초과목 실력을 쌓는 것이 좋다”면서 “평가방식이 어떻게 바뀌든 국·영·수 성적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1안이 선택된다면 현 수능과 큰 차이가 없어 일반고든 특목고든 자신의 입시전략에 맞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된다”면서 “2안이 실행되면 고교 내신관리에 일절 실수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진학할 학교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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