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유인원…6년 전쟁의 마침표를 찍다
인간 vs 유인원…6년 전쟁의 마침표를 찍다
  • 윤주민
  • 승인 2017.08.17 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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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마지막 작품 ‘종의 전쟁’
지성을 가진 유인원 리더 ‘시저’
퇴화하는 인간과 최후의 결전
선악 구분 대신 신념 차이 부각
영화 틈새마다 ‘깨알 웃음’도
원작 뛰어넘은 리부트 ‘호평’
CG로 유인원 감정표현 소화
입체감·압도적 스케일 장관
3부작 중 ‘신선도 최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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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스틸 컷.


과학의 실패로 유인원들은 지능을 갖기 시작하고, 인간들은 전 세계에 퍼진 ‘시미안 플루’라는 바이러스로 멸종 위기에 처한다.

유인원과 인간은 공존을 모색했지만 ‘코바’라는 유인원이 인간을 살해하면서 두 종의 갈등을 좁힐 수 없게 된다.

유인원의 리더이자 인간의 지능을 가장 완벽히 갖춘 ‘시저(앤디 서키스)’가 모습을 감춘 지 2년. 군인들은 유인원 말살이라는 목표 아래 ‘시저’까지 죽이기 위해 전투에 임한다. 군인들의 방탄모에는 원숭이를 비하하는 문구가 담겨있다. 기이하게도 오랑우탄 일명 ‘당나귀’는 인간들 편에서 그들을 돕는다. 각종 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은 유인원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를 하지만 어느새 달려온 지원군에 의해 되레 몰살당한다. ‘시저’는 포로로 잡은 군인들을 풀어주며 평화를 제안한다. 그날 밤 시저는 대령(우디 해럴슨)에게 아내와 아들을 잃고, 깊은 분노에 빠진다. 아내와 자식을 잃은 시저는 유인원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보내고 자신은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다. 모리스와 루카, 로켓도 시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함께 떠난다. 무작정 길을 나선 시저 일행은 어느 인기척이 느껴지는 작은 오두막에서 한 남성을 죽이고, 병에 걸린 듯한 ‘노바(아미아 밀러)’를 만나게 된다.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인 곳에서 동물원을 탈출한 유인원 ‘에이프’도 만난다. 복수를 위해 떠났지만 자신의 무리가 대령에게 잡혀 있는 것을 본 시저는 절망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과 2014년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 이은 리부트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전편에서 2년이 흐른 시점, 살아남은 인간과 시저가 이끄는 유인원의 거부할 수 없는 전쟁을 그리고 있다.

‘혹성탈출’시리즈는 2011년 개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1968~1973년 5편에 걸쳐 개봉된 고전 명작 ‘혹성탈출’을 망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화는 당당히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시저의 탄생과 성장기를 다룬 1편은 수많은 호평을 낳았고, 멸종 위기에 처해진 인간과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그린 2편은 극장가를 짜릿하게 만들었다. 3편 종의 전쟁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답게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 본 ‘혹성탈출: 종의 전쟁’

◇노바와 에이프-캐릭터가 주는 의미와 재미

노바는 ‘시저’의 심경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로 비춰진다. 처음 발견 당시 시저의 반대에도 불구, 모리스에 의해 함께 복수 길에 오른다. 중요한 것은 시저가 노바를 귀찮게 여긴다거나 오히려 방해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반대한 게 아니다. 아내와 자식을 잃은 증오로 인간에 대한 복수심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노바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것. 영화 내내 진지한 시저는 인간에게 받은 상처를 노바라는 소녀에 의해 다시 조금씩 회복한다.

배드 에이프는 시저가 복수를 하기 위해 떠나는 과정에서 만난 동족이다. 인간의 언어를 어깨 너머로 배운 에이프는 영화의 긴장감을 잠시나마 느슨하게 해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순수한 노바와 비슷하게 순박하다. 겁에 질려 시저 일행을 말리다가도 어느새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체구도 작은 데다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던지는 얇은 목소리는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또 앞으로 ‘혹성탈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에도 끊임없이 회자될 캐릭터다.

◇선과 악의 경계선-시저와 대령

시저는 평화를 제안하지만 대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쟁을 감행한다. 문제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어느 편에서 누가 옳다고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시저는 대령을 ‘자비’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대령 또한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슬픈 배경이 있다. 인류 생존을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결단. 결국 시저는 무리를 위해, 대령은 자신의 부하와 인류를 위해 총을 맞댄다. 시저의 말처럼 ‘자비’없는 대령이 악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영화 후반 그가 보여준 행동은 정반대다.

실제 영화는 ‘시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당연히 시저의 심정은 고스란히 관객의 몫.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기엔 영화의 주제는 너무 무겁다. 대령이 그토록 처절하게 지키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찾지 못한 인간들은 결국 인간 대 인간의 전쟁까지 치르게 된다. 깊은 세계관은 옳고 그름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만하다.

◇섬세, 그 자체를 넘어선 CG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다웠다. 이번 영화의 CG는 마지막만큼이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스크린에 비춰지는 자막을 보지 않더라도 유인원들의 심정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슬픔과 분노, 기쁨 등 단어로 표현되는 모든 감정표현까지. 아카데미 최초로 유인원 남우주연상 후보로 시저가 거론될 정도니 이 영화의 CG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합을 잘 맞췄다. 이 뿐만 아니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입체감. 온 세상이 하얀 설원과 푸른 숲, 영화 속에 또 다른 한 영화를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면서. 미국 유명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1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신선도 81%, 2편 ‘반격의 서막’이 90%다. 이번에 개봉된 3편은 무려 93%의 신선도를 유지 중이다. 이정도면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둔 셈이 아닐까.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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