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더할수록
빈잔에 술을 적게 채우는
이치를 이제사 알것다.
살아갈수록
자꾸만 작아져 가는
나의 눈 속에
항상 눈물이 고여 가는
이치도 이제사 알것다.
언제나 더운 입김으로
내 몸을 덥혀주던,
걸음마로 다시 시작하는
당신의 섬광을 이제사 알것다.
지나 놓고 보면
모두가 뉘우침뿐인가.
아무리 뜨거운 눈맞춤 있어도
미흡한 갈증으로 남아
자꾸만 타오르는 불길을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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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출생. 중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1968년『자유문학』추천을 통해 등단. 국회문광위 수석전문위원, 전국문화원연합회 회장 등 역임. 시집「아침의 반가」등 다수 있음.
이 세상에 `회한’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하나 회한은 미래형이 아닌 과거형이라는 점에서 인생의 역정과 동행이 된다. 회한이라는 뉘우침에는 때늦은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이치’가 내재해 있다.
원로시인 권용태의 `회한’역시 `자꾸만 작아져 가는 / 나의 눈 속에 / 항상 눈물이 고여 가는’ 이 회한은 비단 시인만이 되돌아보는 뉘우침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삶이 흐려놓은 필연적 자취이려니.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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