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희망(希望)과 과욕(過慾)
데스크칼럼- 희망(希望)과 과욕(過慾)
  • 승인 2017.09.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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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부부장)


인간은 누구나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희망이 없는 삶은 하루하루를 무의미,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이니 꿈과 희망을 갖는 것은 삶의 큰 동력이며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희망이 어느순간 선(線)을 넘으면 과욕이 되고 무리한 억측과 망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난번 이유정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지명을 받은 후 비상장 주식을 취득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뉴스를 접한 후 문득 절친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생활고에 찌들리면서 주식에 손을 댔다. 처음 하는 주식이여서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여기저기서 빌린 2천만원을 모두 탕진했다.

결국 마지막 남은 300만원으로 그는 죽기살기로 주식공부를 했다. 하루 2시간씩 자면서 당시에는 낯선 미국 다우존스, 나스닥 지표를 익히고 모든 언론매체에 나온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 뉴스를 꼼꼼히 살폈다고 한다. 미국, 유럽은 물론 심지어 중남미, 동남아에서 발생한 사소한 일까지 메모하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할까.

친구는 300만원으로 1년6개월만에 3억원을 만들었다. 무려 1만프로의 수익율을 거둔 것이다.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노력을 한 후 10억원 가량을 모았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였다.

개인으로서는 벌기힘든 돈을 번 후 그는 평정심을 잃었고 희망이 아닌 과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였다. 더 빨리 더 큰 수익을 거두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했고 정치테마주를 비롯해 각종 테마주, 작전주에 손을 댔다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과욕으로 모든것을 잃은 후 제 정신을 찾았을때는 손에 쥔 돈이 거의 없었다.

그는 친구들을 만날때 마다 이런 말을 꼭 한다. “개인은 10억원이 넘으면 주식시장에서 살 수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초 대형주 밖에 없다. 테마주와 끼 있는 종목에 손을 대는 순간 희망은 과욕으로 바뀌고 결국은 몸과 마음 모든것이 파멸로 치닫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7년 금융위기 시절 현금 10억원으로 상가나 아파트를 구입했으면 노후걱정이 없었을 텐데..과욕이 모든걸 집어 삼켰다고 후회하곤 한다.

하지만 친구는 그마나 ‘자의든타의든’간에 과욕으로 인한 아픔을 빨리 겪었고 지금은 성실하게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유정 변호사도 비상장주식을 취득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을때 더이상 과욕을 부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쌈짓돈으로 목돈을 마련했으니 자신감도 생겼을 것이고 욕심이 과해지면서 자신을 추스리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다.

주식투자로 큰 수익을 내고 기부를 많이 해 ‘청년버핏’으로 불렸던 경북대 박철상씨는 큰 명예를 얻기 위한 과욕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과 기부의 순수성에 상처를 받았다.

박씨는 2003년 대학입학때부터 종잣돈 1천만원으로 주식투자를 해 총 14억원을 벌어 이중 상당수 금액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불우이웃을 위해 전달했다.

그는 실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한 행동을 많이 해 왔다. 하지만 주식천재라는 소문이 나면서 일부 언론에서 400억원대 자산가라는 얘기들이 나돌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과대포장되기 시작했다. 400억원대 자산가라는 얘기가 처음 나왔을때 박씨가 사실을 얘기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으면 박씨는 자신이 꿈꿔왔던 희망을 젊은이들에게 주었을 것이고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물론 지금도 그는 노블레스오블리주를 하지 않는 특권층에 비하면 기부천사 인 것은 맞는것 같다)

희망과 과욕의 엇갈린 결과는 그나마 개인일때는 당사자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한정될 것이다.

하지만 국가정책에 과욕이 가미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하다. 최근 북한은 ICBM급 미사일 발사, 6차 핵실험, 일본상공을 지나가는 3700㎞짜리 장거리 미사일을 쏘며 핵무장이 완결될때 남한에 대한 적화통일도 마다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은 북한 핵 앞에서는 한줌의 먼지 밖에 되지 않는다는 등 공갈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 남한을 핵 인질로 잡고 미국과 담판을 지으려는 북한한테 우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앉힐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 아니 과욕을 가질 경우 초래할 상황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은 상대방과 힘의 균형이 이뤄질때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과 협상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지금시점에서는 희망이 아닌 과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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