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5
행복 5
  • 승인 2017.09.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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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그러니까 9월 1일, ‘새학기 공포증’으로 자살을 택하는 일본 10대가 평소보다 약 3배 많아졌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일본에는 학부모에게 자녀의 자살 조기 징후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단체 ‘애프터스쿨’이 있다.

이곳 운영자인 쿠니야스 히라이와 대표는 “학교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매년 2만명이 넘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본은 선진 7개국(G7)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3년을 정점으로 전체 자살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새내기 직장인이나 학생의 경우는 예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명문이라는 아이비리그 학생들도 완전히 기진맥진해 있거나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입시에 성공했지만 승리의 보상으로 들어온 대학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힘들어하고 있다.

한국은 더 심하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1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여중생에 대한 또래 여학생들의 폭력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학생 자살의 주된 이유는 가깝게 보면 학교폭력과 왕따, 경쟁교육 때문이다. 살인적인 교육에 지친 아이들이 자살하는가 하면 경쟁교육에서 뒤쳐진,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아이들을 자살으로 내모는 또 다른,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없을까.

공부하지 않으면 가난하게 산다는 관념 때문에 능력이나 소질과는 무관하게 학원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전교 1등을 하던 고 3 아들이 자퇴서를 내밀며 “부모 동의란에 도장 안 찍으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한 이야기가 있었다. 이유남 서울 명신초 교장의 가정사다. 당시 이교장의 고 2 딸도 아빠 도장을 몰래 찍어 자퇴서를 제출했다. 아이들은 자해를 하기도 하고 각자 방에 틀어박혀 먹고 자고 게임 하고 TV 보며 반항했다. 신경정신과에 데려가려 했더니 “‘당신’이야말로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며 난리를 쳤다. 그 아이들은 10년이 지난 지금 청소년 교육기관 등에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이교장은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며 “일등이 되라고 압박했던 자녀와 제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행복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몇가지 있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면 올바른 길이 보인다고 조언한다. 비싼 학원비를 내며 온가족이 피곤에 쩔어 사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안 보일때가 있다. 세월호 사건을 겪고나서 부모들은 내 아이가 살아있는 것도 다행이라고 했었다. 우리나라의 학교공부가 창의력을 키우고 미래사회의 지성과 배려심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교육이라면 밤잠을 재우지 말고 교육시켜도 이의가 없다. 인성교육보다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교육에 너무나 올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부모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한다는 말을 흔히 한다. 세상이 이러니 난들 어쩔 수 없다는 말도 한다. 잘못된 세상을 바꾸는 것 아이들이 해야하나, 어른들이 해야하나. 남의 눈치보며 사는 삶,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신의 주관대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부모들이 먼저 눈을 떠야한다. 교장선생님조차 잘못된 교육방식을 택하는 현실. 정치, 사회문화, 언론 등 모든 곳이 새롭게 변해야 가능하다. 아니 바뀔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잘못된 비정상교육이 정상인양 행세하고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가장 소중한 가치를 먼저 볼 줄 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무작정 따라가지 않는다. 아무도 그 길 끝에 뭐가 있는지모르지만 이길이 옳지 않다는 확신과 주관이 있기 때문에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삶의 다양한 방식을 알게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양한 삶을 알기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여행을 많이 하는 방법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다른사람이 사는 인생보다 두배 세배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책에 있고 여행에 있다. 인간은 아는 만큼 사고하고 행동한다. 이유남 교장의 아이들은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스스로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섰기에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된다. 부모가 시키는대로 안주하고 죽을때까지 알속에서 살다 갔다면 새 세상은 못봤을 것이다. 어미닭처럼 새끼가 알을 깨려고 할때 바깥에서 같이 도와주는 부모가 되려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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