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한글 조리서 추정 필사본 발견
가장 오래된 한글 조리서 추정 필사본 발견
  • 남승현
  • 승인 2017.09.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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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백두현 교수
‘주초침저방’ 공개
16세기 후기 쓰여진 듯
한글방문-즙장-주초침저방
한글 필사본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음식조리서 음식방문.
경북대 백두현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글 필사본으로는 가장 오래된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방문(飮食方文 :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인 ‘주초침저방’을 28일 공개했다.

경북대에 따르면 한글 필사본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이 음식 조리서에는 세 글자 병서자를 포함하고 있다.

세종 시대에 만든 ㅴ, ㅵ 등의 세 글자 병서자는 15~16세기 문헌에 주로 쓰였고, 17세기 초기 문헌에도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글 음식조리서에는 세 글자 병서자가 없었다. 또한, 15세기 문법을 보여주는 ‘뒷다가(두-잇-다가)’도 ‘주초침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한글 표기법과 종이의 지질 등을 검토한 백 교수는 이 책이 16세기 후기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아무리 늦잡아도 17세기 초기 이후로 내려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 음식조리서는 17세기 중기의 ‘해주최씨음식법’, 17세기 후기의 ‘음식디미방’이다.

백 교수는 책의 주 내용이 술, 초, 김치에 대한 것으로, ‘주초침저방’이라 이름 붙였다. 이 책은 모두 31면이며, 등재된 방문의 총수는 126개이다. 1면부터 29면까지는 한문방문 121개, 30면과 31면에는 한글방문 5개가 쓰여 있다. 이 한글방문들은 한문방문을 번역한 것이다. 수록된 5개의 한글방문은 ‘즙장’, ‘벽한주’, ‘녹파주’, ‘경장주’, ‘절주’ 등이다.

이 책에는 ‘안동다식’ 방문이 수록돼 있으며, 김치방문이 20개나 실려 있다. 김치 방문 중 새우젓으로 담는 ‘감동저(甘動菹)’는 김치가 수록된 최초의 문헌이라고 백 교수는 밝혔다.

백 교수는 “주초침저방에 수록된 음식방문과 술방문은 전통음식과 전통주 연구 및 전통 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책과 관련한 연구 논문은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이 이번 달 발행하는 ‘영남학’ 62호에 실릴 예정이다. 또 책에 실린 김치 방문은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박사가 연구해 그 결과를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논문집에 발표한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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