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세상 읽기>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 <검은반점>
<그림책으로 세상 읽기>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 <검은반점>
  • 승인 2017.10.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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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경 (하브루타 도서관 관장)



마이클 잭슨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는 팝의 황제로 세계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50세에 세상을 떠났다.

천재적인 아티스트였던 만큼 살아생전 유명세로 무수한 악성 루머들을 견뎌야 했는데 그 중, 얼굴이 점점 하애지는 그를 두고 흑인인 그가 백인을 선망하여 피부를 탈색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후일 밝혀진 사실은 백반증이었다.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의 이상으로 피부의 일부가 하얗게 변하는 피부질환이다. 색소 결핍이 겉으로 드러나는 곳일 경우 누구든 상당히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마이클 잭슨조차도 드러내지 않아 그의 피부색 변화에 대해 대중들의 상상력을 증폭하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위니할로우라는 캐나다 모델은 좀 달랐다. 4살 때부터 선천적 백반증을 앓아 온 그녀는 학교 다닐 때 많은 괴롭힘을 받아왔고 결국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해야 했지만 커서 자신의 결점을 오히려 당당히 장점으로 살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이 되었다.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든 것이다.

‘엣눈북스’라는 독립출판이 만든 그림책 <검은반점>이 있다. 이 책은 외면의 보이는 반점이 아니라 내면의 반점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점이라는 주제를 두고 보면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엣눈북스’ 대표인 정미진씨가 글을 쓰고 황미옥씨가 그림을 그려 책을 만든 그림책 <검은반점>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봤는데 얼굴에 검은 반점이 나 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오늘? 아니, 아주 오래전.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라고 생각한다. 소녀는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검은 반점을 손으로 가려도 보고 마스크를 써 보기도 하지만 가려지지가 않는다. 그럴수록 반점은 더욱 커지고 짙어진다. 소녀는 자신의 검은 반점 때문에 고민과 불행에 빠지는데 엄마의 등허리에도 똑같이 생긴 검은 반점이 있고, 좋아하게 된 남자아이의 얼굴 위에도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반점을 가진 아이를 만나서 행복하다. 하지만 자신과 닮은 것 때문에 좋아했는데 자신의 반점이 싫어질 때 또 그러한 이유로 남자아이도 싫어진다. 그러던 어느 순간 소녀는 옆 사람 무릎에서 붉은 색 반점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알게 된다. 사람들이 제각기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파란색. 저마다 다른 색상, 다른 모양의 반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각각의 반점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블랙과 화이트의 차분한 그림과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이야기 진행, 어느 날 문득 시작된 일, 드러내놓고 소통되지 못하는 비밀스러움, 생각에 따라 반점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공포감이 ‘사라마구’의 공포 스릴러 장편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도 문득 생각하게 한다.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라는 문장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자기 자신을 자각한 순간인 것이겠지. 태어날 때부터 있었기도 하겠고 자라면서 생긴 것일 수도 있겠지만 비로소 자신을 마주하면서 자각이라는 형식으로 인지하게 된다. 누구나 그 계기를 인생에서 만나게 된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어떻게 문제를 마주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검은 반점이 상징하는 것은 열등감, 상처, 단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한다. 그것을 콤플렉스라고 하자. 콤풀렉스는 누구나 있지만 콤플렉스로 받아들이는 순간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

사람은 다 똑같지가 않다. ‘누구는 어떠한데 나는...’이라는 열등감에 빠지면 불평과 핑계로 자신을 변명하고 합리화하게 된다. 왜냐하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데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 불평이 시작되고 이러한 변명이 순간 위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단점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자신을 점점 더 싫어하게 한다.

정말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을 사랑하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껴주며 문제해결을 해 나가야 한다. 위니할로우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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