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으로 가는 길
  • 승인 2017.11.0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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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선 대구교육대
학교대학원 아동문
학과 강사
무엇이 개인과 사회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답을 찾기 위해 마이캐 반 덴 붐은 지난 백년간의 전 세계 행복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간행물 9천 건, 연구물 2만 4천 건을 모우고 세계를 돌며 사람들의 행복이야기를 정리하여 ‘행복한 나라의 조건’이라는 책을 내었다.

이 책을 읽고 홈페이지 http://cafe.daum.net/packgungsun/ ‘초서’난에 내용을 발췌하여 올렸을 때 순식간에 335명이 조회하여 들어왔다. 모두 행복으로 가는 길을 찾고 싶어서였을까? 내 행복을 키우고 싶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긴 행복을 들여다본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작은 나라라서 서로 친해질 수밖에 없다며 만사가 다 좋게 끝날 거라 믿은 터라 행복하단다. 국가는 ‘행복 십계명’을 새긴 냉장고용 자석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고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도 만사가 다 좋게 끝날 거라 믿으며 행복했단다. 코스타리카 사람들도 무조건 푸라비다(다 잘 될 거다)라 생각한단다. “우리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같이 즐기고 싶어서 서로 어울리는 겁니다”고 했다. 노르웨이 외교부 직원도 “타인을 믿고 타인에 대해서는 제일 좋은 것만 생각해요” 하였다.

독일 사람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면 일단 행복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를 찾는다는데….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무조건 비판부터 할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을 잘 따져봐야 해요” 코스타리카 가게 주인의 말이 그 답을 뒷받침할 수 있겠다. 덴마크 사람들도 남을 믿고 타인에 대해 최선의 것만 생각해서 행복하단다. 통계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타인을 신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0.5점 높다.

“온 세상에 행복의 열쇠가 널려 있죠. 사람들이죠. 노르웨이가 행복한 것도 멋진 공동체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의 비결입니다. 그 강한 결속감이 행복을 주고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거든요” 룩셈부르크의 은퇴 노인 이야기다. ”나누며 살지 않는 사회에서는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못합니다. 인간의 내면보다 겉모습을 중시하게 되지요. 하지만 남미처럼 사람들 간에 끈끈한 정이 넘치는 사회에서는 좋은 물건을 가진 사람보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캐나다 콜롬비아 건축학과 교수는 “행복이 무엇이냐면 인생의 소박한 것들을 아끼는 겁니다. 매일 하는 일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면 되지요” 한다.

그렇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답은 하나다. 행복은 물질도, 돈도, 성공도 아니다. 오로지 원만한 인간관계에 있다. 그 답을 알겠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니 더불어 정 나누며 살 때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비결은 두 가지. 행복을 남에게 선사, 그리고 자신의 행복 비결을 실천하는 것. 내가 먼저 남에게 주면 되돌아오는 에너지와 피드백으로 자신도 행복해진다는 콜롬비아인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그렇다면 내가 남에게 선사할 행복한 일은 무엇일까? 나라 전쳬를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우선, 내가 사는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일을 찾아 즐기면 될 것이다. 우리 마을에는 7~80세 노인들 중 열 셋 집이 여자분만의 독거노인이다. 8월에 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마당 넓은 우리 집에서 신부놀이를 하였다. 흰 비닐 식탁보를 드레스처럼 두르고 미사포를 윗옷처럼 걸쳐 신부 차림을 해드렸다. 머리에는 유치원 아이들 생일잔치 때 쓰는 토끼 왕관을 씌워 드리고 무화과나무 앞에서, 코스모스 울타리 앞에서. 벼가 익어가는 파란 논밭 앞에 서서, 정자에 앉아서, 신부 부케 꽃을 들고 여러 포즈를 잡으며 다시 젊어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부끄러워하며 손사래 치던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지자 젊은 날 고운 모습이 되살아났다. 후줄근한 몸빼 바지 속에 숨겨두었던 고운 모습이 푸른 잔디밭, 하얀 드레스 자락에 곱게 피어났다. 저녁밥을 함께 먹으며 웃다 헤어진 밤,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밤새워 사진첩도 편집하였다. 눈 어두울 연세인 만큼 인터넷 사이트에 의뢰하여 큰 책자로 만들어 추석 선물로 드렸다. 이제 어르신들은 눈 내리는 겨울날에도 마을회관에 모여 행복해 하실 거다. 사진첩을 들추며 젊은 날의 행복을 반추해 보실 테니까.

그렇다. 행복? 그것은 차 한 잔 마시면서도 느낄 수 있는 기본 정서인 만큼 내가 부르면 달려오는 내 것이다. 내 행복을 위하여 나는 날마다 이웃과 즐길 자그마한 재미를 찾아 나선다. 오늘 모임에는 안경 클리너(액체)를 들고 가 이야기 나누며 안경과 손전화를 거두어 반짝 반짝 빛나게 닦아줄 것이다.

“야, 반짝반짝하네” 하며 좋아하면 나도 덩달아 좋고 그게 행복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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