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여 주
오늘
당신의 향기를
만져 봅니다
인사동 찻집에서
동그란 찾잔 속
재스민 향으로
앉은
그대는
소나티나의 음률로
내 코끝에
실립니다
우리가 함께 거닐던
낯익은 거리에
가슴을 데워 주는
가을비는 내리는데
(이하 생략)
--------------------------------------------------------
▷서울 출생. 성신여대 졸업.『문학예술』신인상으로 등단해 시단의 주목을 모으고 있는 신진 여성시인. 현재 성신여고 국어 · 한문 교사로 재직.
한 시인의 작품에 대해 보다 명쾌한 해설을 위해 시인의 `시작노트’를 여기 옮겨 본다. “메마른 가을바람이 부는 날 가을비가 옷깃을 적신다. 둘이서 거닐던 가로수 길을 지나 찻집에 들러 따스한 재스민 차를 시켰더니, 어느새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방안 가득 퍼지는 웃음을 지녔던 사람, 그리고 모차르트의 소나티나 음률을 닮았던 그 웃음소리. 아련하게 떠오르며 어느새 나는 추억의 향속에서 그 사람 생각이 난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