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에 부딪히는 새들 - 공존의 현실은 어디에 있는가
빌딩에 부딪히는 새들 - 공존의 현실은 어디에 있는가
  • 승인 2017.11.0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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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새들은 그 생을 어떻게 마감하고 있을까요?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먹이를 찾고 집을 찾았는데 과연 그 마감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올해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박제된 솔부엉이와 수리부엉이가 등장하였습니다. 모두가 생태 연구에 매우 귀한 존재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종(種)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속된 한 국회의원이 야생조류 충돌 사고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건출물에 부딪쳐 죽은 솔부엉이와 수리부엉이를 국감 현장에까지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강당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여기 박제된 솔부엉이와 수리부엉이는 모두 유리벽에 부딪혀 죽은 것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이 박제품을 들어 올린 것입니다.

그는 이어서 “2011년부터 2017년인 지난 6년간 야생조류 1만 6,800여 마리가 사고를 당했는데 그 중 4,500마리는 법정보호종”이라며 “부딪힌 야생조류 중 약 65%가 죽었다. 맹금류는 속도가 빨라서 부딪히는 순간 폐사되고 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2011년부터 부딪혀 죽어가는 조류 수가 많아지고 있다. 솔부엉이는 그 중에서 사고 개체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무려 726마리가 충돌 사고를 당했고, 이어서 황조롱이 613마리, 멧비둘기 559마리, 직박구리 459마리, 소쩍새 452마리 순이었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야생조류가 설 땅이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해마다 충돌 사고를 겪는 솔부엉이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도시 가까이에도 솔부엉이가 그만큼 많이 산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솔부엉이는 얼굴이 좁고 꼬리가 길고 머리에 귀깃털(귀 모양의 털)도 없어서 옆에서 보면 매와 아주 흡사합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매를 가운데에 넣어 ‘갈색매부엉이(brown hawk-owl)’라고 할 정도입니다. 일본에서는 나뭇잎이 푸른 오월에 주로 날아든다고 해서 ‘푸른잎올빼미’라고 부릅니다.

큰 것의 몸길이가 35㎝ 정도로 비교적 작은 편이나 홍채가 아주 선명한 노란색이라 짙은 갈색 깃털과 대비를 이루어 매우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주로 어스름 저녁부터 새벽 사이에 사냥을 하기 때문에 밤새 ‘후우 후우’하고 울어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부엉이처럼 깃털 무늬가 나무껍질에 녹아든 것 같은 보호색을 하고 있어 얼핏 나무줄기와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아기 새는 다 자랄 때까지 부모 새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살아가는데, 먹을 것이 적으면 큰 새끼가 작은 새끼를 둥지에서 잡아먹기도 한다니 끔찍합니다. 동물의 생존은 이처럼 비정(非情)합니다.

어른이 된 솔부엉이는 날카로운 부리로 먹잇감을 덥썩 물거나 뾰족한 발톱으로 확 잡아챕니다. 메뚜기나 잠자리, 나방 같은 곤충을 주로 먹지만 도마뱀이나 개구리, 새, 쥐도 먹고 박쥐도 잡아먹습니다.

콩콩 뛰면서 곤충을 잡기도 하고 날아가는 먹이를 공중에서 낚아채기도 할 정도로 몸이 유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돌사고에서 더욱 큰 불행을 당하고 맙니다.

새가 건물에 충돌하는 것은 건물 유리창에 비친 나무나 하늘을 실제 모습으로 착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이동하다 그만 세게 충동하고 마는 것입니다.

새들이 충돌사를 당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이 만든 구조물 때문입니다.

건물 유리창에 새 그림을 그려넣거나 일부 빛을 차단하는 편광유리를 쓰면 새 충돌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하루 빨리 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여 제도화해야 하겠습니다. 새들과 공존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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