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서명원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와이드인터뷰> 서명원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 승인 2009.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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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수행, 깨달음 얻어"
가톨릭 신부로 '나의 화두 참선 입문기' 특강
“간화선 수행이 내년이면 15년이 되네요. 간화선 수행을 통해 언어화할 수 없는 진리의 세계, 즉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선하는 예수회 사제, 성철 스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제로 잘 알려진 서명원(56. 본명 베르나르 스네칼)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가 자선의 간화선 수행기를 이야기했다.

그는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원이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나의 화두 참선 입문기’라는 주제의 초청 특강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간화선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사람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내겐 잘 맞는다. 내가 끝까지 가야 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문화를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한국에 와서 세상이 훨씬 넓다는 것을 알았고, 우물 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웃 종교를 아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해 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인 간화선을 택했다. 간화선을 수행하면서 많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었고 지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간화선이 가톨릭 영성을 더 깊이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에 사는 만큼 가톨릭이나 불교, 힌두교의 진리가 어딘가에서 만나겠지만, 일단은 조금씩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톨릭 사제지만 간화선을 수행하면서 출가를 고민한 적도 있었다는 그는 “내가 한국어를 잘하거나 귀화를 해도 한국사람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만큼 가톨릭 사제로서 나의 뿌리를 끝까지 잡고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 속의 수행과 깨달음의 경지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확철대오(廓徹大悟)한 사람이 부럽지는 않습니다. 깨달음은 사람에 따라 늦게 오기도 하고 빨리 오기도 하지요. 조급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자세는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산 위에서 깨달았다고 하지만 나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줘야 하는 교수지요. 깨달음을 너무 높은 이상적인 경지로 보는 것도 문제입니다. 깨달음은 100% 생활화해야 합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인 서 교수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의과대학 5년을 다니다 1979년 예수회에 입회했다. 1980년대 후반에 한국을 방문했으며 1993년 해인사를 찾아 성철스님과 인연을 맺었고, 1996년부터 간화선 수행을 시작했다. 2004년 파리 7대학에서 ‘성철스님의 전서 및 생애’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5년 서강대에 부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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