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수 정말 줄여야 한다
국회의원 수 정말 줄여야 한다
  • 승인 2017.11.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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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30대에 만든 비공식 고교 동기모임 햇수가 어언 40년이 넘었다. 곗날처럼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만나는 날은 강산이 네 번 넘게 바뀌었어도 한결 같다. 허물없는 고교 친구들과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면 세월과 함께 사람의 생각도 가치관도 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창 젊을 때는 직장이나 친구들 주변 이야기가 주류였다. 모임이 부부동반으로 변해 가면서 아이들 쪽으로 화제가 바뀌어 갔다. 어쩌다가 자식 자랑 이야기가 나오면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얘기는 싹없어 졌고 말수들도 줄어들었다.

지난 주말에도 20여명의 동기들이 모였지만 흥밋거리 대화는 없었다. 늘 그랬듯이 정치이야기로 번지면서 청와대로 검찰로 국회로 말이 옮겨 갔다. 유독 언론에 대한 불만과 질타는 그 도를 넘는 듯 했다. 모두가 한마디씩 거드는데 쌓였던 무슨 분노 같은 것을 쏟아내는 모습들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면 나이 든 사람들의 아이덴티티는 엇비슷하다는 감을 받는다.

작금의 나라 상황을 보면 과연 이 나라에 삼권분립이 있는지 헷갈린다. 정권 초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힘이 크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국회도 안보이고 사법부도 그렇고 오로지 청와대만 크게 보인다. 현대국가의 두드러진 특징이 행정부의 권한확대라는 행정학적 개념이 꼭 맞는다는 생각을 재삼 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워치독(watch dog)이라는 언론도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종이신문은 인터넷신문과 종편 등에 밀려 축 쳐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것들은 다 그렇더라도 국회만은 살아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은 모름지기 국민들의 입이 되어야하는데도 있는지 없는지 뭣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굳이 찾을 바 없지만 이른바 TK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노력이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구난방인 동기 친구들의 이야기판으로 다시 들어가 보자. 적폐의 대표 격인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색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세금을 축내는 집단이라는 말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일전 국회운영위원회에서 개개 국회의원에게 8급비서 1명을 더 붙여주기 위해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본 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그대로 두면 틀림없이 통과될 것이다. 인턴 2명 중 1명을 줄이고 별정직 8급을 추가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꼼수에 불과하며 연간 67억 예산이 더 들어간다. 다 아는 얘기지만 한국 국회의원의 특권은 정말 대단하다. 국회의원 한사람에게만 연간 2억3천만 원이 지급된다. 보좌진 7명과 인턴 인건비는 빼고서다. 의원 사무실은 45평 정도로 아파트 45평을 생각하면 그 규모가 가름된다. 이외에도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등 200여 가지의 특권을 가지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영 다른 사람이 될 것처럼 특권을 놓겠다고 여·야가 입을 모으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다. 19대 국회에서 의원세비를 30% 줄이는 법안, 회의무단결석 시 수당을 삭감하는 방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된 것은 하나도 없다. 20대 국회에 들어와서도 같은 말만 되풀이 하면서 실천한 것은 없다.

그들은 국민들을 묘하게 속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을 욕하면서도 그들에게 표를 주는 것이 우리국민들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니까 정치적 제스처가 전문인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들을 아주 쉽게 보면서 국회의원 놀이에 재미를 붙여 4년계획을 반복하면서 유유자적한다. 국회의원들은 모든 국정을 감사하고 조사하는 역할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는 국민들을 위한 필수적 기능이지만 그런 일보다 권력행사에 더 집중하는 것이 그들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은 나라 일은 게을리 하면서 자리보전에만 온갖 정력을 쏟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권력은 때로는 돈과 연계되기도 한다.

국회의원들 가운데 불법적인 돈을 수수한 일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문제 있는 의원들은 법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로 적폐해소다. 국회의원들은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단체장 출마를 꿈꾸고 있을까. 지방의원들의 공천 바둑돌 놓을 자리를 점찍고 있을까. 다수 국민들은 300명의 국회의원을 200명 선으로 줄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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