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순간 당한다…진짜 ‘꾼’들의 짜릿한 두뇌싸움
믿는 순간 당한다…진짜 ‘꾼’들의 짜릿한 두뇌싸움
  • 윤주민
  • 승인 2017.11.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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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케이퍼 영화 ‘꾼’
조희팔 다단계 사기 모티브
사기꾼 간 속고 속이며 반전
주·조연들 명품 연기 빛나
부담 없는 ‘킬링 타임’ 제격
참신함 부족 ‘뻔한 작품’ 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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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꾼’ 현빈(황지성 역)

이번에도 뻔한 스토리의 상업영화 한 편이 극장가에 상륙했다. ‘검사 외전’을 비롯해 ‘도둑들’, ‘더 킹’, ‘마스터’, ‘쇠파리’ 등의 그림자가 짙은 이른바 ‘팝콘 영화’다.

영화는 ‘사기꾼을 속이는 또 다른 사기꾼’이라는 굵직한 뼈대로 서사를 그리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희대의 다단계 사기 사건인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여러 영화가 떠오를 만큼 참신함이 뒤떨어지는 작품. 내용은 이미 숱하게 봤던 또 이상하리 만치 앞의 내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진부한 소재다. 나름 반전을 주면서 흥미진진함을 꾀하지만 그 궤도에 이르기엔 2%부족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유지태와 현빈 거물급 주연과 실력파 배우 박성웅과 배성우 그리고 아이돌 출신 나나가 등장하는 장창원 감독의 영화 ‘꾼’이다.

장창원 감독은 이 같은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나름 고군분투한다. 이 영화의 장점인 빠른 전개가 지루할 때 즈음 관객들에게 뜻밖의 반전을 선사한다. ‘케이퍼 무비’에서 빠져선 안 될 요소.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의 스펙터클한 인상을 주기엔 역부족이다.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일까. 밋밋하다 못해 올드하다. 어쩌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이어져도 새로움을 느끼기 어렵다. 반전이 거듭되지만 영화 내용은 결말을 향해 직선을 그린다.

콕 짚어서 말하기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 스토리를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다. 몰래 설치한 카메라로 인한 고발, 끝까지 비밀을 숨긴 채 뒤에서 한 방 먹이는 내부자 등 데자뷔처럼 다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니 식상할 수밖에.

속고 속이는 관계, 물고 물리는 사이, 반전에 반전이 영화를 쥐락펴락할 뿐 묵직한 한 방이 부족하다. 현빈과 유지태의 말끔한 슈트 차림이 눈을 즐겁게 하고 주·주연 가릴 것 없이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이 이를 간신히 메우고 있지만 쉽사리 가려지지 않는다.

범죄오락영화를 지향했지만 여느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범람할 뿐. 장 감독이 추구한 ‘꾼’만의 색깔은 온데간데없다. 실재 인물인 ‘조희팔’과 ‘유병언’을 연상케 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이목을 끈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보는 시선에 따라 평은 갈릴 수 있다. 단순 ‘킬링 타임’영화를 찾고 있다면 말이다.

2008년. 소소한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지성(현빈)은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아버지가 4조 원대의 다단계 사기극 주범인 장두칠(허성태)의 위조 여권을 만들어 전해주러 갔다가 살해당한 것이다.

지성은 복수를 결심, 두칠의 행적을 따라 중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얼마 후 중국으로 도주한 두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8년 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희수(유지태)는 자신을 은밀하게 도와주는 범죄 집단을 이끌며 유력 대선 후보와 그의 비호세력인 ‘윗선’의 뒷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장두칠을 놓친 검사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지만 가슴속 숨겨둔 야망으로 이를 참으며 버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장두칠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면서 ‘살아있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다. 장두칠의 생존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희수는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석동(배성우)와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을 모은다.

소문을 퍼뜨린 범인이 장두칠의 밑에서 일했던 강석(최덕문)임을 알고 잡으려 나서지만 이상하게도 자꾸 한 발 늦고 만다. 지성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 희수는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제안, 석동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 팀을 꾸린다. 두칠을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 작업이 이어지고, 마침내 최측근 인물인 승건(박성웅)이 떡밥을 문다. 하지만 꼼꼼하고 신중한 승건은 만만치 않은 상대. 지성과 휘수 팀은 사력을 다해 두칠을 잡으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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