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중단·대피 없었다…학생·학부모 ‘안도의 한숨’
수능 중단·대피 없었다…학생·학부모 ‘안도의 한숨’
  • 이시형
  • 승인 2017.11.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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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미세 여진 몇 차례 그쳐
“고생한 아이 생각하니 눈물”
“지진·수능 압박 벗어나 가뿐”
온 국민이 우려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중의 강진 발생은 없었다. 경북 포항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능이 실시된 23일 오전 7시 10분께 포항제철중학교. 이곳에서 시험을 치는 수험생들은 당초 포항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봐야 했지만 지진 피해로 인해 포항제철중학교로 시험장이 바뀌게 됐다. 정문 앞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응원 열기가 교정을 휘감았다. 과거보다 응원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도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바라는 후배들의 응원 모습은 대견스러웠다.

오전 7시30분이 넘어서자 삼삼오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의 줄이 이어졌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표정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시험장에 들어간 수험생이 대부분이었지만, 뒤늦게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도 목격됐다. 수험생 뒷모습을 보고 눈물을 글썽이는 학부모도 보였다.

허성숙(51) 씨는 “포항지진으로 인해 1주일 시험이 연기된데 다 입실 전에 다시 지진이 발생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면서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간 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대학 수능을 치는 걸 보니 목이 메인다”고 했다. 또다른 학부모도 “지진으로 마음 고생한 아이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며 “침착하게 시험을 잘 치르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시험장으로 입실하는 수험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혹시 입실 전에 지진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 간단한 확인 절차를 마친 뒤 오전 8시40분부터 시험을 치뤘다.

멀리 보이는 한 학부모는 귓속말을 한 뒤 아들을 안아주고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시험장으로 아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수능시험 끝날 때까지 여진과 강진이 일어나지 않아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시험을 마친 허윤재(19) 학생은 “지진 공포로 인해 1주일 동안 불안해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내가 영어를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까다롭고 헷갈리는 문제가 몇 개 나왔다”며 “어쨌든 지진공포 등 심리적 압박감으로 짓눌려왔던 모든 것이 해소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아들을 마중 나온 박민수(48)씨는 “아들이 최선을 다해 시험을 쳤다고 하니 기쁘다”며 “아들이 좋아하는 피자 등을 사주고 푹쉬게 하겠다”고 웃었다.

포항=이시형기자 ls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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