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믄 기와 강은주
저믄 기와 강은주
  • 승인 2017.12.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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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주
강은주




며칠 전에 산산조각 날

운명의 오래된 기왓장을 몇 장 들여놓았다

신라시대 경순왕의 마지막 밤 비바람을 막았을지도 모를

숱한 비밀을 안고 있는 태고원



처마 밑의 물받이로 새 역할을 줬다

이 상황을 피카소나 마이클 케나라면 어떻게 그려낼까



밤새 비가 내렸다

똑똑 빗물 떨어지는 소리

이승이 처음이라 겁에 질린 처녀물방울



“오빠 기다려

그래 걱정 말고 내려와”



그것이 마지막이다

바다로 가기 전엔 만날 수 없는 운명

앞으로 시련과 고민은 혼자 몫



태고 기왓장은 숱한 사연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세월은 그렇게 유유히 흘러

인간사 숱한 사연 묻는다



너 비록 선덕여왕이었을지라도

지금 무심히 기왓장을 바라볼 뿐



◇강은주= 대한민국 신지식인 선정
 책사랑 전국주부 수필공모전 대상
 현 대구한국일보 기획홍보부장


<해설>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은 생각을 혼자서 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롭지 않으려고 스스로 만든 착각과 오해라는 함정에 빠지는 것을 즐긴다. 세상이란 벽에 자신을 걸어놓고 행복의 불규칙한 걸음걸이를 조정해보려고 극한 인내를 바탕으로 신뢰와 이해를 견지하며 살아간다. 숨 쉬며 살아있는 동안, 그렇게그렇게 사랑을 갈구하며 버텨내는 시간과 세월이 바로 인생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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