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오다 가다
<좋은시를 찾아서> 오다 가다
  • 승인 2009.12.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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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억

오다가다 길에서
만난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뒷산은 청청靑靑
풀 잎사귀 푸르고
앞바단 중중重重
흰 거품 밀려 든다.

산새는 죄죄
제 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돛
옛 길을 찾노란다.

자다 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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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북 곽산 출생. 일본 케이오慶應 의숙대학 영문과에 재학 중인 1914년『학지광』에 시 `이별’을 발표한 우리 선시운동의 선구로 국내 최초의 번역시집「오뇌의 무도」(1924)와 최초의 개인시집「해파리의 노래」(1923)를 간행했으며, 시인 소월의 학업과 시작의 스승이기도 하다.

김억의 시는 7·5, 5·7조의 소박한 내용의 정형조의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이 같은 율조는 그가 가르친 오산학교의 소년 시인 소월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소맷깃이 스쳐도’, `길을 가다 그대로 / 갈 줄 아는가’처럼 정 많고 한 많은 우리의 전통적 인간미와 인정을 정형시에 담아 쉽게 보여 주고 있다.

이일기(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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