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을 잊지말자 - 계산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
사필귀정을 잊지말자 - 계산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
  • 승인 2017.12.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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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짐승도 은혜를 아는데 사람은 배은망덕(背恩忘德)하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멀리 인도(印度)에 전해오는 이야기 가운데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냥꾼이 사슴을 잡으려고 깊은 산속을 헤매다가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나무 둥치를 발견하였습니다.

‘옳지! 이 정도 크기라면 사슴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군!’

사냥꾼은 기뻐하며 그 구멍 속으로 들어서다가 순간 아래쪽으로 아득히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새와 뱀 한 마리도 각각 구멍 언저리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함께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구멍 아래쪽은 몹시 캄캄하여 날아오를 수도 없었고, 기어오를 수도 없었습니다.

“살려주시오! 살려주시오!”

다행히 근처에서 움막을 짓고 있던 한 수도승이 이 소리를 듣고 달려와 밧줄로 끌어당겨 주었습니다.

사냥꾼이 말했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언제든 저희 집에 들러주십시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그러자 뱀과 새도 함께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저희들을 불러주십시오.”

셋은 수도승에게 인사를 마치고 각자의 갈 길로 떠났습니다.

며칠 뒤, 수도승은 우연히 사냥꾼의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시장기가 느껴져서 그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자 사냥꾼은 아내에게 요리하는 소리만 내도록 일렀습니다.

수도승은 음식이 다 되기를 기다렸지만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들려오고 요리는 한 접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수도승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아이고, 이제 거의 다 되었을 텐데요.”

“괜찮습니다. 저희들은 12시가 넘으면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사냥꾼은 거짓으로 몹시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수도승을 배웅했습니다.

수도승이 사냥꾼의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 새가 날아와서 말했습니다.

“음식 대접을 받지 못하셨군요. 제가 아주 좋은 것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새는 곧장 궁궐로 날아가서 왕비의 진주목걸이를 물어와 수도승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궁궐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왕은 목걸이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큰상을 준다는 방을 붙였습니다.

그 무렵 사냥꾼은 수도승이 자기 흉을 보지는 않는지 살펴보다가 목걸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엿보고는 왕에게 일러바쳤습니다.

왕은 수도승에게 어떻게 해서 목걸이를 손에 넣게 되었는지 추궁했지만 수도승은 새가 위험해질까 봐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그러자 왕은 수도승을 머리만 내어놓고 땅에 묻어버렸습니다.

“아, 이럴 수가!”

이때에 어디에선가 뱀이 기어와 말했습니다.

“제가 몰래 왕자를 물어서 기절시켜 놓을 테니 저 풀잎으로 깨우도록 하십시오.”

궁궐 안은 곧 발칵 뒤집혔습니다. 멀쩡했던 태자가 독사에게 물려서 숨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왕과 왕비는 슬픔에 빠져 울부짖었습니다.

그 때, 수도승이 외쳤습니다.

“제가 태자를 살릴 테니 제발 저를 풀어주소서.”

수도승은 뱀이 미리 일러준 풀을 뜯어와 태자의 상처 부위를 문질렀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태자는 하품을 하며 깨어났습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수도승을 풀어주고 많은 상금을 내렸습니다.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듣게 된 왕이 사냥꾼을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이 자는 배은망덕하도다. 옥에 가두고 굶기도록 하라!”

사냥꾼은 상을 주는 줄 알았다가 옥에 갇히게 되자 울부짖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세상은 사필귀정(事必歸正)에 의해 굴러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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