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게 떼를 쓰는 김정은의 핵
미국에게 떼를 쓰는 김정은의 핵
  • 승인 2017.12.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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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자식을 낳아 기르다보면 엄마 아빠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떼를 쓰는 놈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집에서나 제 새끼 예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지나치게 뗑깡을 부리고 발버둥을 치면 은근히 부화가 난다. 안아주고 얼러보는 것으로 아이를 달래보려고 애를 쓰지만 마구잡이로 성깔을 부리는 놈이 있어 결국 찰싹 엉덩이를 때리게 된다. 아이가 순하고 겁이 많으면 이 정도로 울음을 그친다. 엉덩이 한 대 때려 달래질 것 같으면 아예 문제가 안 된다. 아무리 큰 소리를 치고 겁을 줘도 끄떡도 하지 않고 점점 더 기승을 부리게 되면 속수무책이다.

일제강점기에 헌병과 경찰의 기세가 등등할 때는 아무리 달래도 말을 듣지 않는 우는 아이가 있으면 “저기 순사 온다”는 말 한마디가 효과가 있었다. 8·15광복 후에도 한참동안 순사가 온다는 말로 울음을 그치게 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었다. 얼마나 무자비하게 탄압했으면 아이조차도 두려워했을까. 악랄하기 짝이 없는 일제의 만행으로 나이 든 사람은 다 기억하는 얘기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제 고집을 꺾지 않으며 떼를 쓰는 것은 너무 예쁘다고 ‘옹야 옹야’하면서 떠받들어줬기 때문에 은연중 “내가 떼를 쓰기만 하면 엄마 아빠는 꼼짝도 못한다”는 신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는 심리학자의 분석도 있다. 떼를 쓰면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든 알아낸 어른들이 얼른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습관화되어서다.

요즘 가정마다 반려견을 키운다. 새나 고양이는 물론 뱀을 기르는 집도 있으며 심지어 무섭게 생긴 아구아나를 애지중지하는 집도 있다. 반려견의 숫자는 천만마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인구 총수의 5분의 1이다. 개는 늑대를 원조로 했지만 사람에게 길들여지면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 되었다. 개도 떼를 쓴다. 먹이를 거부하는 것은 배고프면 먹겠지 하고 내버려 둘 수 있지만 짖어대고 물어뜯는 경지에 이르면 뭔가 이상한 투정이 된다. 동물행동을 심리적으로 파악하는 치료사가 따로 있다.

우리는 흔히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개새끼’라고 욕을 할 때가 있다. 이 말을 들은 사람은 불같이 화를 내며 싸우려 덤벼든다. 그런데 ‘개 엄마’ ‘개 아빠’는 오히려 기쁘게 받아드린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이제는 사회적 합의처럼 되었다. ‘동물농장’ ‘동물의 세계’등 동물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된다. 나도 애시청자의 한 사람이지만 우리 집에서는 개를 키우지 않는다. 개를 키우려면 엄마 아빠가 된 것처럼 온갖 뒷바라지를 다해야 한다. 이렇게 키우던 개를 어느 날 갑자기 길거리에 내다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유기견이다. 이것들이 산과 들을 헤매며 먹이를 찾다가 들개로 변하며 원조였던 늑대의 본성을 되찾아 맹수가 되기도 한다.

유기견이 아니라도 얼마 전 제법 이름이 알려진 가수가 키우던 개가 이웃집 여자를 물어뜯어 상처를 입혔다. 병원에서 치료를 했지만 상처가 커지면서 패혈증으로 변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매스컴에서 반짝 시끄러웠지만 공원에 데리고 나오는 반려견을 보면 목줄을 매지 않은 개도 수두룩하고 입마개를 한 개는 한 마리도 못 봤다.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상처를 입히는 일이 수백 건에 달하고 1년에 10여 명은 그로 인해서 목숨을 잃는다는데 개새끼 소리는 싫어도 개 엄마 개 아빠는 스스로 그렇게 불러도 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같은 민족이면서 타국가인 이질적인 이웃과 심각한 갈등을 빚으며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경주와 포항에서 지진이 터지고 크게 부서져 시끄럽긴 하지만 북한 핵폭탄과 미사일이 서울을 비롯한 어느 한 곳이라도 날아든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북한이 핵개발에 착수한지는 이미 20년이 넘었다. 한국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며 미국의 막대한 원조를 받아쓰면서 몰래 핵을 개발한 북한이다. 나중에 원자력기구에서 탈퇴하고 본격적으로 핵개발에 나섰을 때 막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경제력이 취약한 북한으로서는 핵개발을 할 돈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사실상 이를 방치했다. 그들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지나치게 낮잡아 본 것이다. 입으로만 엄포를 놓고 겉으로만 제재를 가한다고 했지 실질적인 제재조치는 착수하지도 못 했다. 핵무기 개발에 쓰일 물자를 단속한다고 북한 화물선을 단속했지만 이쪽에서 막히면 저쪽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별무효과였다. 엉덩이를 때리고 화를 내도 점점 더 크게 우는 어린아이처럼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로 떼를 쓰며 제 할 일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원폭실험만 여섯 번을 넘겼고 대륙간탄도 미사일까지 성공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엄청난 위협성 발언은 김정은에게 자장가다.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로 금방이라도 선제공격을 퍼부을 것처럼 위협을 가해도 북한이 느긋한 것은 전쟁을 벌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결정적인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도 그 확신에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은 지금 미국을 가지고 논다.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 우는 아이가 결국 엄마 아빠를 꼼짝 못하게 붙들어 매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이대로 가면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비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의 사례가 있다. 한국의 핵 무장론이 더욱 거세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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