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제3의 세대를 사는 실버 인생의 의미
<팔공시론>제3의 세대를 사는 실버 인생의 의미
  • 승인 2009.12.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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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성 삼 언 론 인

보통 사람들의 일대기(一代記)는 “어릴 때는 지나치게 많이 배우고, 성인이 되어서는 일만 하다가, 나이 들어서는 하는 일이 없이 놀고 있다.”는 말로 요약하게 된다. 나이 들어서 하는 일없이 노는 사람들이 많고 보니, 노년(老年)을 맞아 새로운 삶을 도모하는 자기변신을 두고, 제3의 세대를 사는 실버인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년 생명표에 의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0년을 넘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평균 80.1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UN 고령화지수 통계에서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2008년도에 전인구대비 약10%로 5백만을 육박하며 고령화시대(7%)를 넘어, 고령시대(14%)로 달려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체험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보릿고개의 어려운 와중에서도 국가재건을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교육과 성공을 위해 삶을 희생하고 바쳤던 실버세대 분들이다.

이 분들은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인간욕구 중 가장 중요한 자아실현을 꿈꾸고 있다고 하겠다. 세계는 제3의 세대를 살아가는 실버 인생의 의미를 존중하고, 그 대책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노인국가정책을 보면 1950년부터 은퇴 후 삶의 질 향상과 정보제공을 위해 `미국은퇴자협회’와 기술 및 경험의 사회 환원을 위한 `노인군단’ 등과 같은 조직적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있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노인들의 사회참여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도 고령자가 연령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책임과 능력하에 자유롭고 활기찬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에이지리스 라이프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로당이 전국적으로 5만 5천개와 노인복지관이 210개가 설립되어 있고, 어르신문화학교가 137개가 개설되어 있다.

이러한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노인문화 활동은 취미활동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고령층의 창조적인 문화 활동을 전문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인문화 활동보다는 일자리창출과 건강, 요양 등에 대한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제 장수 사회의 도래(到來)로 인해 길어진 인생 90년 사는 시대는 소유보다, 존재의 의미에 가치를 두는 시대다.

내가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것보다는 존재의 의의에 가치를 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변해야 나 자신의 존재를 바로 볼 수 있다. 인간사회에서 변화의 도전에 대처하지 못한 개인이나 조직은 모두 도태되었다.

실버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변함으로써 새로운 이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데, 스스로 결심한 것을, 결단하여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솔개의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과정이 좋은 교훈이 된다.

솔개는 70년을 산다고 한다. 40년 정도 나이든 솔개는 부리와 발톱이 무디어지고 날개깃털이 닳아 날지도 못하고, 병아리 한 마리 채 가지도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솔개는 그대로 죽음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든가 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고 한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결심한 솔개는 돌산에 올라가 부리를 바위에 부딪쳐 깨뜨리면서 새로운 부리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그 새로운 부리로 무디어진 발톱을 뽑아내고, 닳아빠진 깃털을 뽑아 새 깃털이 나오게 하는 자기혁신(自己革新)에 성공하는 솔개는 30년 덤으로 얻은 값진 수명을 보태어 70년을 산다고 한다.

비록 나이 들고, 경제적으로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이지만 솔개의 우화처럼 자기혁신을 스스로 실천해 나가는 사람은 노년을 젊은 시절보다 더 보람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나고, 배필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두 번째 태어나는 것 못지않게, 실버의 인생을 꿈꾸고 실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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