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대형화재 참사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제천 대형화재 참사 ‘강 건너 불’이 아니다
  • 승인 2017.12.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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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참사도 역시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화재 발생 원인이나 희생자가 많아진 이유 등이 지난 2010년 부산 해운대 오피스텔 화재나 2015년 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의 참사와 거의 판박이인 안전의식 불감증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화재가 났다 하면 곧바로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건물이나 다중이용 시설들이 부지기수로 널려 있다.

대형건물에 들어가기가 불안하다. 제천 화재 발생 현장 인근에 설치된 방범 카메라에 의하면 열선공사를 한 건물 1층 천정에서 처음 불꽃이 튀었고 3분 후에 맹렬한 화염이 위로 치솟았다. 특히 많은 희생자를 낸 여성 사우나가 있는 2층에는 비상구가 있었지만 목욕가방 등을 놓는 선반이 양쪽에 붙어있어 희생자들이 탈출할 수가 없었다. 비상구를 알리는 비상등도 꺼져있었다 한다. 3층의 남성 목욕탕 고객들이 비상구로 탈출해 희생자가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포츠센터의 불길이 삽시간에 번져 많은 사상자를 낸 또 다른 원인은 건물의 필로티 구조라는 분석이다. 필로티 구조는 건물의 1층에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만 있고 벽면이 없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1층에 있는 외부의 산소가 빠르게 건물 내로 흡입돼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게 하는 ‘굴뚝 효과’를 낸다. 2015년 참사를 빚은 의정부 화재사건도 필로티 구조가 거대한 아궁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불길이 빠르게 건물 전체로 번지게 하는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는 ‘드라이 비트’ 공법도 문제이다. 이번 제천 화재나 부산 해운대 및 의정부 화재 때 희생을 키운 주범 중 하나가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한 것이었다. 이것이 화재 발생 시 화약 역할을 한 것이다. 제천 참사의 경우 건물 내에 356개의 스프링클러가 있었지만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이 소방차의 출동을 지연시켰다.

이런 안전 불감증 실태가 제천, 해운대, 의정부 화재에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다중이용 건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필로티 구조에다 ‘드라이 비트’ 공법 건물이 즐비하다. 불이 났다 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것이 너무나도 뻔하다. 생각하면 가는 곳마다 아찔하다. 지역 소방당국은 철저한 소방점검으로 화재참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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