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거꾸로 신은 고무신,
꽃잎이 아름답다
변하는 것은 아름답다 했는가
그 아름다움을 위해 변해야 하는
마음, 그것은 슬픈 아름다움이다
한 때 사랑했던 그 사람
지금도 사랑해야할 그 사람
간격과 간격에서 찬바람 불어도
둘이 했던 시간 시간은
뜨거운 눈물로 채워지는 한 잔의 술이다
사랑의 맹세에 고무신이 웃던
추억은 달달한 키스 속 이슬방울
변해버린 그 사람 떠올릴 때마다
그날 처럼 별빛은 더욱 반짝이고
베토벤의 월광곡은 슬픔으로 아련하다
변해버린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
그것은 그리움이 아름다운 것
빈 잔에 채워지는 눈물 향
울다가 울다가 식어가는 동안
달빛 소나타, 연주도 식어간다
오! 날 울게한 그대,
저 달빛 사운사운 밟는 고무신에
축복 있으라.
<해설> 변해버린 사랑을 그리워하고, 그 그리움이 더욱 반짝이고 더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삶의 거리두기가 가져다준 축복인지도 모른다.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답고, 이별이 향기로울 수만 있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백운복(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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