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허탕
비 오는 날의 허탕
  • 승인 2017.12.27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형순
박형순


1.

헝클어져

헝클어져라 머리칼마다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검푸른 원망들은

와이셔츠로 스며들며 진득거려라



올올히 진득거리는 내 안에 원망들

분노의 폭탄으로 회오리쳐

땀에 절인 가방 초조히 만지작거려라



그러나

乙이 된 죄로 비굴을 꼬옥 품어 안고 무릎 꿇어라



2.

법의 잣대로 흔들어 봐라

읍소하라 매달려라



그러나

甲은 수금을 못하고 있는 또 누구의 乙이 되어

빈손으로 허공만 바라보네



구름이 몰려와서 천둥 치면 풀린다더니

장마가 시작되면 흠뻑 적시게 해준다더니

돈가뭄이란 말만 주절거리는 저 甲의 얼굴



‘에이, 저 면상에 침이라도 뱉어 버려?’



그러나

이 몸은 저 자세로 고개 숙여라

납품하고 사정하는 乙임을 명심하여라



오늘도

쏟아지는 빗속

젖은 몸으로 터덜터덜 흔들려가는 내 그림자여



◇박형순=시인, 수필가, 소설가로 활동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IBK 기업은행 지점장, ㈜ 영신 cfo (역임)

제10회 모던포엠문학상 2013년 최우수신인상



<해설> 하루하루 우리들의 생활 속을 들여다보면 돈이 모든 활동에 있어서 기본을 이루고 있다. 그것은 늘 들이쉬고 내쉬어야 하는 공기나 늘 먹어야 하는 밥, 물 등과 같이 우리가 존재하는데 필수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돈은 인간 욕망의 한 정점을 이루기도 한다. 현대 사회 속에서는 모든 것들이 돈으로 환상 되고 거래된다. 그래서 우리는 황금 피라미드 꼭대기를 향해 기어오른다. -전형철(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