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세월서 가다듬은 관록 ‘인생2막’ 원동력으로
격동의 세월서 가다듬은 관록 ‘인생2막’ 원동력으로
  • 이혁
  • 승인 2018.01.01 18: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퇴 후 재취업 나선 ‘58년 개띠’
8개 시니어클럽서 직업교육 운영
작년 대구 재취업·창업 노인 2만명
저소득층 국한…범위 확대 목소리
전문직 은퇴자 단체, 사회봉사 활발
지역서도 활동 장려 방안 모색해야
2
지난달 20일 낮 12시 30분께 대구북구시니어클럽 등이 지원해 문을 연 ‘카페 나우’ 직원이 손님을 맞고 있다. 정은빈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의 해가 밝음에 따라 개띠 시민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 59세가 되는 58년생 개띠 시민들은 대부분 은퇴 시기를 앞두고 있다.

평균수명이 점차 길어짐에 따라 50~60대에 은퇴하는 사람 대부분에게 남은 인생에 대한 계획은 고민거리다. 정부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를 늘리는 등 노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재취업한 대구지역 어르신 2만여 명

대구시와 보건복지부 등은 은퇴한 고령층 시민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어르신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복지관, 시니어클럽 등 대구지역 내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수행기관은 총 46개다.

지난 2001년 처음 개관한 시니어클럽은 현재 8개 구·군에 1개씩 들어서 있다. 이곳은 노인들이 재취업 등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만 60~65세 노인 1만9천417명이 지원사업을 통해 새 일자리를 갖게 됐다. 이들은 음식점·카페 등 제조판매업, 학교급식도우미 등 전문서비스업, 간호인, 경비원 등 다양한 직종에 재취업했다. 또 지난 7년여간 지원대상자가 직접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시장지원형 사업을 통해 문을 연 외식업소·커피숍 등 제조판매형 업소만 44개다.

노인의 재취업·창업을 위한 직업교육도 시행되고 있다. 8개 시니어클럽에서 진행하는 직업교육은 시행 후 지난 10월까지 총 295명이 이수했다. 직업교육 내용은 바리스타, 간호인, 차량안전지도사 등 다양하다.

◇“고소득자·전문직 종사자도 은퇴 후 사회활동할 수 있어야”

일각에서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노인은 현행 어르신일자리 제도에서 소외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사업이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자기요양보험 수급자는 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사회활동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직 등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노인들도 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대상의 폭을 늘리자는 것이다. ‘프로보노(Pro bono·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와 같은 봉사활동을 통해 전문 지식을 가진 인적자원을 활용,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도 있다. 타 지역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 등 몇몇 프로보노 단체가 개설돼 있지만 대구지역 내 프로보노 활동은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일자리를 통한 노인의 사회참여 확대는 높은 우울증과 자살률 등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으로도 언급된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자살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60대 이상 인구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55.5명을 기록, 전 연령층 자살률(25.6명)을 훨씬 넘었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에서도 중 최고 수준이다.

백승대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현행 제도는 소득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으나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노인들을 어떻게 지원해 줄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백 교수는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은 노인들이 심리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노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일자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