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와 신생아중환자실의 닮은 점
중증외상센터와 신생아중환자실의 닮은 점
  • 승인 2017.12.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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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북한군인을 치료한 아주대병원 중등외상센터와 신생아 사망 사고가 일어난 이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 하나 있다.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밤잠을 못자고 힘들게 일하지만, 병원이 환자를 많이 치료할수록 낮은 수가와 삭감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밤낮을 구별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해야하는 것은 의료인들의 소명이므로 힘들고 어렵다는건 이해할 수 있다. 중증환자를 보는 분야는 더 힘들것이다. 실제 인터뷰에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전문의는 1년에 4번밖에 집에 못갈정도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근무 경험이 있는 의사는시각을 다투는 신생아 치료실의 몇개월 근무가 수명이 몇년 단축시킨것같다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해할수 없는 사실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중환자 치료비가 원가에 미치지못해 진료할수록 적자가 난다는 사실이다. 아주대 중증외상센터는 1년에 20억의 적자를 기록한 적도 있고,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1기마다 1년에 6,000 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라고 한다. 적자가 발생하면 인력이나 시설에 투자하기 힘들다. 중증외상센타의 적자는 결과적으로 살릴수 있는 중증 외상환자를 구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신생아중환자를 열심히 진료해서 선진국보다 우수한(낮은) 영아사망율 결과를 기록하는 우리나라 의료인들이 대견하다. 감염이 의심되는 신생아 사망 사고는 의료인의 과실보다 잘못된 시스템의 문제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의사 수는 인구 천명당 2.2명으로 OECD 평균(3.1명)에 비해 적으나 병원 이용률은 OECD의 2배, 의사 업무량은 3배 이상인 반면, 수가(상대수가)는 OECD 평균 37%에 불과하다. 간호사 수(5.6명)는 OECD 평균(8.9명) 보다 적은 반면, 의료기관 이용률 증가로 간호사 업무량은 3.5배 이상이며 간호사 수가 역시 OECD 평균의 36% 정도이다. 그러나 신생아치료의 질을 나타내는 영아사망율은 OECD평균(4.0)보다 우수한 2.9 이다. 의료시스템의 핵심인 의사와 간호사가 적은 인원으로 선진국 의료진 대비 3배 이상 과중한 업무를 하고 있고 결과도 좋음에도 보상책인 수가는 OECD 의사와 간호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 문제인 셈이다.

우리는 왜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개선할수 없는 것일까?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고난과 사고를 많이 겪어왔고 그때마다 어려움을 신바람과 한풀이로 넘겨왔다. 이러한 신바람 민족의 감성은 재난과 사고가 생겼을때 이성적으로 문제의 원인이나 본질을 파악하는것을 어렵게한다. 귀순병사 치료후 이국종교수가 중증외상치료분야의 이런 문제점을 외쳐도 국민들은 감성적으로 개인의 희생을 칭송할뿐 이성으로 문제를 고치려하지 않는다.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한 대처도, 중환자실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여 고치고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담당 의료인이나 병원을 처벌하고 끝나는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드러난 문제점을 이성적으로 파악하여 개선하지않고, 위기를 미리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안목이 좋아지지 않으므로 같은 문제가 재발하게된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임시방편으로 책임자를 찾아 화풀이만하고 끝내는 악순환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해경을 문책하고 해체했을뿐, 조난사고 대처는 나아진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화재 인명사고도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대처는 여전히 미숙하다. 신바람 민족의 한계다. 중증외상센터나 신생아중환자실도 곧 다른 사건에 묻혀 버릴 것이 분명하다.

의료 수가 개선없는 문재인케어는 지속 불가능하고 의료제도를 더욱 왜곡시키고 어렵게 만들어 국민건강에 해가 될뿐이라는 의사들의 외침은 연말 종소리에 묻혀져간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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