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혼자서 꽃길 걷나…생즉사 사즉생 각오 보여야”
“洪, 혼자서 꽃길 걷나…생즉사 사즉생 각오 보여야”
  • 이창준
  • 승인 2018.01.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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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북을 당협위원장’ 반발
“당 대표라면 헌신·모범 필요
지지기반 확장 포기와 같아
즉시 신청 철회하라” 주장
洪 “다음 총선, 대구 불출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신청에 8일 당내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박근혜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대표가 험지를 피해 꽃길을 택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솔선수범을 보이며, 낙동강 전선 사수 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그런데 대표가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것은 당의 지지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민식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의 대구행을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당 대표는 지방선거를 책임져야할 장본인인데 서울·경기는 가시밭이고, 부산과 경남도 쑥대밭이 됐다”며 “그런데 홍 대표는 나 홀로 꽃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홍 대표에게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을 즉시 철회하라. 꼭 대구 당협위원장을 하겠다면 당 대표를 사퇴하라”면서 “홍준표를 위한 당 운영을 즉각 멈춰라. 누구하나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 것이 홍 대표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독단적 행보에 숨죽이고 눈치보고 있을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홍 대표는 다음 총선에서 대구지역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대표는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이번에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 자리가 있어 내려오는데, 이것은 대구를 근거지로 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내려오더라도 다음 총선 전에 그 지역구(북구 을)에 훌륭한 대구의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홍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구행을 선택한 이유는 보수정당의 부활과 정권재창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보수의 심장’이자 ‘한국당 텃밭’인 TK(대구·경북) 민심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 대표가 대표를 맡고 있는 지금이 TK민심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다. 당초 대구 달서 병을 염두에 두었던 홍 대표가 북구 을로 선회한 것은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및 태극기 부대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등 소모적인 논쟁만 야기한 때문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등 향후 ‘TK 맹주’를 노리는 잠재적 대권 주자들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홍 대표의 대구행이 향후 그의 정치적 입지, 대권 행보 등에 ‘악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다른 정당들이 정치적 기반 지역을 넘어 ‘수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도리어 ‘텃밭’으로 돌아와 안주하며 ‘외연 확장력’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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