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면 된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면 된다
  • 승인 2018.01.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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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사회부장)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직장인, 주부, 심지어 대학생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과열되면서 급기야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언급, 블록체인 채굴업자에 대한 과세를 넘어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수익에 대해 일반인에게도 과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초강경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투자열기는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할까. 월급쟁이들이 목돈을 마련 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1천만원을 투자했는데 빌딩을 샀다더라’‘2억을 투자해서 1달만에 10억을 벌었다더라’등 모든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해서수익을 낸 것처럼 호도하는 언론보도와 주식투자로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옮겨탄 곳이 가상화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다 선제적 대응을 못하고 뒷북 규제를 남발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민들이 부동산 투자를 할 기회는 많지 않고 이에따른 상실감도 컸다.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서민들이 정부정책을 믿고 정기적금을 부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결국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서민들은 ‘용돈 및 자녀 학원비 마련’등의 소박한 꿈과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방침을 믿고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쪽박을 찬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가상화폐에 대한 버블을 17세기 네덜란드 튤립버블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튤립버블은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튤립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한 송이 가격이 3천 길더(일반 가정 1년 생활비 300길더)까지 치솟았지만 결국 파국으로 종말을 맞이 한 사건이다. 17세기 당시 살지 않은 점도 있지만 튤립과 가상화폐를 비교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1999년 대한민국을 열광시킨 코스닥 닷컴과 가상화폐를 비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

당시 정부는 신 사업으로 벤처투자 육성을 내걸었고 실제 인터넷을 통한 다이얼패드를 개발한다는 한 회사는 1천원짜리 주식이 무려 300만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당시 코스닥 시장은 과열을 넘어 폭발직전이었지만 경고의 목소리 보다는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었다. 마치 파라다이스를 꿈꾸게 하듯. 하지만 당시 코스닥에 상장된 상당수 회사들은 횡령, 주가조작, 실적부진, 장밋빛 환상만 심어준 껍데기 사업투자 계획 남발로 부도가 난 경우가 허다했으며 회사만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가상화폐와 당시 코스닥시장의 닷컴을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신기술, 혁신사업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도 ‘블록체인(Block Chain)’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 혁명의 아이콘이라는 주장과 함께 전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일시적 신기루일 가능성이 높다는 상반된 주장이 있지만 4차산업을 이끌어 갈수 있다는 핵심적 이유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상황은 대충 정리될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 투자한 상당수 투자자들이 실패를 경험했지만 벤처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정책은 세계 최상위 IT선진국을 만든 발판이 된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열기도 성공으로 끝날 수도 거품이 걷혀지면서 붕괴 될 수도 있지만 4차산업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은 진화될 것이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대한 육성에 주력하면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부작용만 언급하면 된다. 개인간의 거래를 정부가 나서서 막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고 규제완화를 외치는 정부가 가상화폐 자체를 부정하고 이를 금기시 하는 것은 먼 훗날 시대에 뒤쳐진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일본은 가상화폐가 산업적인 측면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고, 기술적인 측면을 발전시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수 있다는 판단, 거래소에 대한 인가제를 시행하면서 양성화를 선언한 상황이다. 미국은 투자자에 대한 감시와 보호를 동시에 하고 있다. 과열 투기는 막되 가상화폐와 연관된 산업의 성장은 헤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거래소 폐쇄에 나섰지만 개인 간의 가상화폐 거래가 사행화되는 역효과를 봤다. 언론들은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엄청난 수익을 낸 사람들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실제는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다.

가상화폐거래가 세계적 추세라면 정부는 무조건적인 폐지보다는 청소년들의 거래금지, 부실한 가상화폐거래소 폐지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한 시장경제에 맡겨두고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관심을 갖는것이 어떨까.

결국 투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지는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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