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자치경찰제에 권한 위축 우려”
“섣부른 자치경찰제에 권한 위축 우려”
  • 김무진
  • 승인 2018.01.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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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찰, 정부 정책에 ‘냉소’
“역할 제한적·가이드라인 없어
실효성 없는 허깨비 경찰 우려
국가경찰과 위화감만 키울 것”
토호 세력 유착 위험 지적도
정부가 추진 중인 ‘자치경찰제’ 전국 확대 도입과 관련, 대구지역 일선 경찰관들은 대체적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자치경찰제 확대 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자치경찰의 정체성, 독자적 활동을 위한 조직과 인력 문제 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담겨있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당수 지역 경찰관들은 지역민들에게 밀접한 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한 도입 취지에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의 신분 전환, 지역 토호 세력과의 유착 가능성 등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는 등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대구 모 경찰서 소속 A 경위는 “도입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지만 주위 동료들 상당수가 도입이 옳고 그른지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국가경찰에 비해 권한이 제한적이어서 ‘무늬만 경찰’로 전락할 가능성도 커 모든 부분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서 소속 B 경사는 “조직과 인력 규모는 물론 지방직 전환에 따른 신분 불안, 자치단체 간 봉급 격차, 복리후생 등 제반적인 우려 사항에 대한 내용들이 디테일하게 명시돼야 한다”며 “실생활과 연관된 이 같은 우려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데다 지자체 소방관들은 오히려 중앙직으로 전환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성급히 자치경찰제를 도입할 경우 국가경찰과의 위화감만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역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찰 임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구 모 경찰서 소속 C 경정은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국가경찰은 지역을 넘나드는 강력 범죄나 테러 등 국가 전체와 관련한 사안을, 지역경찰은 기본적인 지역 치안 업무 및 그와 관련한 교통·경비·정보 활동을 수행하게 돼 인사와 지휘권을 가진 자치단체장에게 종속될 우려가 높다”며 “자치단체장이 경찰 업무에 공식적으로 관여하게 되면 눈치를 보느라 시민을 위한 민생치안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 모 경찰서 소속 D 경사도 “실제 시행 시 치안주체인 국가경찰이 수행하는 기본적 치안활동 이외 보조 치안을 담당하는 신세로 전락할 우려에다 ‘지방경찰’이라는 꼬리표로 인한 박탈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치안과 관련해 권한과 사무가 없기 때문에 실효적인 경찰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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